가을길 혼자 걸어면 사색하는 시간이다. 많은 스침과 이곳 산 이곳 저곳 헤매던 시절,
이 절은 예전이 좋았다. 지금은 작은 공간에 무슨 건물을 많이 지었는지? 단출하고 단아했던
시절의 장안사가 좋았다. 주지가 바뀌어 더 크게 키우고픈 욕심의 중이 들어왔는지 모르겠네.
건물보다 불심을 더 키우고, 가볍게 살아야지 중들도 살찌면 안되는 줄 모르나.
세월따라 낙엽도 떨어져 수북히 쌓였네. 떨어져 우는 나의 사랑과도 , 또 부질없다고 마음을
놓고 가는 뒷모습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가볍고 맑은 기운이 넘치는 이 가을에 말없이 떠나는
그 마음을 읽고 있다. 지난주 절 뒤의 불광산을 타고 , 어제는 단지 걷고 싶어 산책길을 걸다.
올 때 길가의 드럼통에 파는 군 고구마를 사왔다. 무뚝뜩한 주인과 달리 고구마는 맛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