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연산동 서울깍두기

산같이 산과 같이 2020. 12. 11. 21:18
질긴 인연도 있다. H그룹에서 나와 문트레딩을 일년 하다, 잘 안될 때 미국 회사의 한국 지점장을 뽑는다기에 당시 이름있는 사람들과 같이 경쟁해 내가 되었는데 사무실이 지금 연산동 교보빌딩 5층이였다.

점심이나 저녁 때 그 뒤의 서울깍두기 식당에서 자주 식사하고 주인들과도 친해 가족처럼 지냈다. 옛날 집의 곰탕처럼 맛있어 손님들을 모시고 가면 다들 맛있어 또 가자고 한다. 나도 곰탕,설렁탕을 좋아해 그 맛을 아는데 정말 맛있었다. 35년전 이야기다.

오늘 저녁 산책 갔다 막 들어오는데 모르는 전화가 떳다. 서울깍두기 아저씨다. 내가 궁금하고 보고싶어 전화 했다고 하네. 85세 인데 혼자 살며 헬스장 다니며 서예를 10년 하고 있다네. 10년전 집과 가계를 팔고 혼자 계신다네. 그러니 가끔 들리는데 마지막으로 간 것이 10년쯤 된 것같네. 돌아가신 사돈과 같이 간 후로 안 간것 같네. 사돈도 맛있다고 하니 당시 한가지 비밀로 들어가는 것이 있는데 내가 꼭 필요하면 아르켜 준다고 했다.

돈도 많이 벌어 벤즈를 살까 의논해 당시는 좀 그러니 국산차를 사라고 어드바이스 한 적도 있는데, 나를 좋아하며 잘 챙겨주시던 아주머니는 미국으로 시집간 딸 보러 갔다와 돌아가셨다. 몸이 비대하셨고 부산대 나온 딸은 키도 커고 예뻣는데 우리 직원과 선도 보았는데 우리 직원이 거부해 내가 좀 미안했다.

아들과 진작 따로 살았는데 가계집을 팔고 근처 아파트에 산다고 놀러오란다. 웃어면서 레시피 이야기를 하니 경기가 좋지 않으니 사업은 하지말라면서, 자세히 가르겨주네. 진작 안 가르켜주어 다행인지도.

첫사랑도 사별해 혼자라고 연락이 와서 춘천에 갔더니 영 아니더라고 십여년전에 내게 말하시곤했다. 코로나가 좀 조용하면 가보기로 했다. 연산동 교보시절 여러추억들이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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