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일어나 패딩을 걸치고 서재에 와 앉으니 덥다는 느낌이 온다. 그렇다 어제 산책에서도 너무 더워 웃옷을 벋기도 했지만 바람은 아직 차
따듯한 것이 좋기도 했다. 노인은 몸을 따듯하게 해야 된다나. 그래도 이제 옷을 바꿔 춘추복으로 가야겠네. 세탁하는 것외는 자기 옷은 자기가
관리하니 지난 가을에 내가 뭉쳐논 춘추복의 보따리를 풀어 보았다. 아직은? 하며 필요한 옷을 몇개 내어 놓고 일부 신발과 함께 입기 싫은 것은
아파트 수거함에 넣어 버렸다, 공간도 넓어지고 마음도 가볍네. 역시 버려야 마음이 편하고 여유가 생긴다. 붙잡고 있는 것은 힘들고 미련하다.
흘러가는 세월에 쓸데없는 욕심은 몸을 무겁게만 한다. 세월의 흐름에 몸을 맡기려면 가벼워야 한다. 비우자, 작은 욕심을 비워 자유를 찾는 것.
비워야 산다. 가을에 잎을 떨구는 나무의 지헤처럼, 인동의 겨울을 지나고 새로운 잎과 꽃을 피우는 4월이 오고 있다. 그 잔인한 자연의 섭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