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 오늘 3시부터 비가 온다고 하던 것이 1시반 Tee-Off 때부터 비가 조끔씩 내렸지만, 그렇게 심하지 않아 볼 치는 데는 큰 무리없이 진행되었는데, 마지막 4홀을 남기고 비가 심하게 오기 시작했다. 해우 코스의 6번홀은 파3 의150 M short hole 이다. 앞조가 밀려서, 그늘집에서 생탁을 마시고 앉어 있는데 비가 세게 오기 시작했다. 워터 해저드로 쌓인 섬같은 hole인데 오늘은 Tee 박스를 뒷쪽에 꼿아 놓았다.비가 오고 바람도 없이 볼이 구르지 않으니 150M를 다 보라고 캐디가 주의를 주었다. Nearest가 있는 홀이라 빗속에서도 신경을 써 아이언 5번으로 깃대 지나 3M정도 갖다 부쳐 파를 하고, 3사람은 볼을 물속에 빠트렸다. 힘이 들어 간 것이다. 이 때부터 남은 3홀은 세찬 빗 속에 옷을 다 젖고 볼을 쳤다.장갑도 젖어 클럽이 빠진다. 우리 뒷 조가 비로 포기하고 앞질러 클럽하우스를 가 버렸지만, 오늘은 회사 모 상무 머리 얹히는 날이라 특별한 기억을 남기는 의미로 마지막 홀까지 친 것이다. 따뜻한 목욕 후 클럽하우스에서 마시는 맥주와 식사는 항상 별미다. 즐거운 인사로 헤여지고, 빗 속에 천천히 운전해 오는데 잠이 막 쏟아져 정신을 집중하여 근근히 몰고 왔다. 머리 얹는 사람뿐만 아니라 얹히는 우리들도 기억에 남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