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아침

산같이 산과 같이 2011. 10. 17. 08:30

"형님, 영화같은 이야기 아니에요?"

 

아침에 일어나 목욕갔다 오면서 K 가 몇 살이제? 하고 물으니 50대 초반이라고 한다.

유명 대학을 나와, 결혼해서도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키고 애 둘을 미국에 공부시키고

얼마전엔 작은 상가건물을 사서 위 층에 가족들이 살고 있다고 몇 년만에 코트에 나와

회원들을 초청해 집사람도 함께 갔다 왔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 대장암에 걸려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다시 임파선으로 암이 번져

또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고 하며, 집사람에게 자조썩힌 투정의 말을 그렇게 하더란다.

가족을 위해 좋아하던 테니스도 접고 일을 하다 무리가 왔던 것같단다. 회원들의 자녀가

수학에 문제가 있으면 깨알같은 공책을 펼쳐, 공식을 적어주던 사람이..

 

아침 시레의 언덕 길을 천천히 걸어오르며 맑은공기 누런 들판을 바라본다.  산다는 것과

열정속에 지나온 날들을 생각하니 미소지어 진다. 인생이란 때론  부질없는 것인데,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지난 철없던 날들, 그냥 그대로 남겨두자..군중의 허황된 소용돌이 속을 빠져

나오면 인간은 고독해진다고 하지만, 고독은 어차피 인간이 안고가는 Karma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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