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의 일이 였다.
차정-송정 바닷가의 횟집에서 한 잔하고 해수탕 골목을 막 꺽어 나올 때, 친구가 던진 말이다.
차정(遮情)을 아느냐 하고 묻는다. "글쎄? 모르겠는데" 하니, 정을 버린다(막는다)는 뜻이다 고 말한다.
웃으면서 "나는, 욕망까지 포함하여 버리는 단심(斷心)을 요즘 생각하고 있는데.." 하니 말이 없다.
고교동기로, 부산에서 도배등 지물포를 하던 '강'이 일본으로 불벌 체류하러 들어간 후, 12년만인 어제 처음으로 친하게 지내던
친구 4명과 함께 만났다. 일본에서 6년 정도 있다 한국에 들어와 서울에 있다는 소식은 들었는 데, 어제사 만나게 된 것이다.
원래 그저께 만나기로 해 내가 친구 '채'와 함께 저녁 7시에 송정바다에 도착하니, 연락책인 친구에게 전화가 와 하루가 연기되었다고 해,
채와 함께 둘이서만 예약해둔 횟집에서 한잔하고, 어제께 다시 송정에서 만나 여섯 사람이 합류, 소주 12명과 맥주 4명을 마신 것이다.
'강'은 나와 같이 해병출신이다. 어제 참석한 '균'도 같은 해병동기다. 강이 부산에 있을때 우리는 어제 모인 친구들과 함께
등산을 자주갔다. 거의 주일마다 약 3-4년을 다닌 것이다. 강의 코란드를 제일 많이 이용했다. 서글서글한 성격의 친구인
강은 남자다워 분위기를 이끌고 있었다. 그런 그가 사업에 실패하여 도망을 가고, 그 후 가정도 파탄되어 이혼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어제 부산에 올 때 작년에 새로 만난 충청도 부인과 함께 왔던 것이다. 다행히 자식들은 잘 되어 대기업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하니 안심이 되었다.
다른 친구들이 취하여 2차를 가자고 하는 데, 그냥 쉬고 싶다고 해, 내가 호텔을 하나 잡아주겠다고 하니, 사양하고 베스타 찜질방에
간다고 하네. 그기서 구경도 하고 밤을 지내고 아침에 일찍 돌아간단다. 나의 집 근처라 내가 베스타 입구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서는데,
다시 한번 나를 불러 악수를 청한다. 고맙단다. 야-무슨 소리냐, 하고 어깨를 쳤지만, 우리는 친구로서 인생의 아픔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정이 있는 친구.. 건강히 그리고 잘 지내기를 속으로 빌었다. 워낙 활달하고 성실한 친구니 잘 할 것이라 믿고 있다. 시간의 문제지.
집에서 들어와 책상에 앉어니, 삶에 대한 , 우정에 대한, 그리고 의리에 대한 , 사랑에 대한 - 여러가지의 생각이 드네. S의 블로그를
여니 천년바위의 노래가 나오네.. 언제인가 S가 가라오케에서 부르는 것을 듣고 좋아한 노래다. 내 블로그에도 사서 넣어 놓는다.
노래를 들어면, 친구들 생각, S생각 그리고 인생에 대한 생각을,, 遮情과 斷心을 초월하여 담담히 생각하고 듣는 노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