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속에 사랑하는 사람이 다가 올 때 느끼는 마음은 기쁘고 행복하다.
공동묘지가 바로 곁으로 수없이 많고, 납골당 좌우 위 아래로 빽빽히 있지만,
자식들이 가까이 다가가 인사를 하고 마음을 빌면 영혼들도 그 뜻을 받아주겠지.
아침 7시 부스럼히 밝아오는 거리를 달려, 천주교 석계 하늘 공원에 다녀왔다.
할머니 산소에 들러, 차례를 지내고, 그리고 산 위쪽에 아버님을 모신 납골당에
가서 인사드리고 왔다. 납골당은 코로나로 음식, 초, 돗자리까지 모두 금지되다.
귀신에 마음을 전하는 것은 허허하지만 우리들 마음속 정이기에 그렇게 다녀오면
내 마음이 편하다. 생전에 못한 불효와 말들, 그리고 앞으로의 염원을 무한정으로
받아주는 조상들, 오랜 마음속 미련과 희망을 차겁고 손시린 산 자락에 펼치고 온다.
사는 것이 별거인가? 세월이 답하고 있다.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라고. 너무 큰 욕심에
판단을 흐리지 말고 자연스럽게 가는 길에, 사람에게 상처주지 말고,상처 받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자. 다 같은 사람이 아니고, 같은 조건이 아닌 세상임을 새겨 가는 지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