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부부 테니스 클럽

산같이 산과 같이 2014. 11. 9. 05:20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것은 가진 것도 좀 있고 거기다 근본적으로 마음의 씀씀이가 넒고 경험이 많아 삶의 어떤 것이 질인가를 안다는 것이다.

부부 테니스 클럽의 박 고문이 그런 사람 같다. 1986년 IMF시절 미국에 있다 들어와, 미국 생활에 기준하여 1시간, 2시간 거리는 앞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당시 떨어질대로 떨어진 제주나 부산 근교의 땅에 투자를 하고, 울산서 현재 하고 있는 중소 자영업을 열었다고 한다.

 

"아무리 가난해도 마음만 있으면 남에게 줄 것이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러나 살다 보니 마음같지 않지만,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기도.

우리 부부가 나가기 전에는 박 고문 부부가 팀을 리더했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입회하는 첫날 박고문의 한갑 잔치가 있었다. 화끈한 성격이었고

사업가답게 판단이 빠르다.어젠 나와 한팀이 되어 50대 초반 에이스 조를  6:2로 이겨 노병은 살아 있다며 기분 좋아했다. 식사때 찬조도 하였다.

 

내가 가져간 포도주와 45도의 베트남 곡주를 마셨드니 나도 취하여 3시반경 집에 들어와 소파에서 TV보며 졸았다. 집사람이 여자 회원들과 별도

차 마시고 들어왔 때 깨었다. 이 팀에 나가면 분위기가 좋아 그렇게 부담이 없다. 30대 남자 둘, 그리고는 50대 부부들 , 박고문 부부와 우리 부부만

60대다. 혼자 나오는 50대 여자분이 한 사람있었는데, 이 팀에 같이 있던 남편이 몇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건강했다고 하는데 갑짜기 암으로.

 

원래 12년전 달사모(마라톤 클럽)의 회원들 중에서 테니스를 치는 사람들이 모여 해운대 군인부대내에서 쳤다고 한다. 지금 회장이 당시 그 부대

중령으로 근무해 그 코트를 이용하게 되었고 10팀중 주축인 50대 부부중 여자들은 구력이 오래지만 남자들은 10여년 되었다고 한다. 집사람의 20년

된 클럽 A조 젊은(?)회원 3명이 이 클럽에 있는 데, 최근 집사람 볼이 좀 느니 권한다며 자꾸 입회해 운동삼아 치자고 졸르는 바람에 들게 되었다.

 

솔직히 테니스도 춤처럼 수준이 맞지 않으면 재미가 없고 치고 나면 운동을 덜 한 것같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도 집사람은 운동삼아 치면 되지요,

하고 은근히 푸시한다. 이곳 회원들 중에는(테니스 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그 날 친 볼의 내용과 승부의 결과를 집에 가서도 거론 하며

때론 진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단다. 어제 집사람도 한번은 6:4로 지고 한번은 6:1로 이겼다고 집에 와서도 계속 자랑하며 좋아하는 식이다.

 

가끔씩 나가는 나의 경우는 어제도 집사람에게 좀 일찍 가자고 해 둘이서 스트로그을 한 30분 치고 나니 벌써 옷은 젖어 있었다. 집사람도 볼이 많이

좋아져 스트로그 연습시는 마음이 편한지 잘 치는데, 시합에 들어가면 세게 치지 못하고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집이 세어 좀 가르쳐 줘도

듣지 않는다.본인이 느껴야 하는 것. 다음 토요일은 근무 후 골프로 빠지고, 그 다음 토요일은 괴산. 천상 29일에 회사 갔다 나와 참석할 생각이다.

 

스케줄을 챙겨보니 11월이 벌써 다 간 것같은 생각이 든다. 출장 가 100불 바꾸면 금방 없어지는 것같이, 한 달을 끌러 놓으면 금새 지나간다.다음 주는

저녁 약속도 있고, 20일-23일은 베트남 공장 모법 사원 10명이 들어오니,도착하는 20일 환영 식사에만 참석할 생각이다.25일은 아버님 음력 기일이다.

오늘 텃밭에 가는 길에 천주교 묘지에 들릴 생각이다. 이제 단풍이 끝자락에 있을 것이니, 바람에 나부키며 떨어지는, 만추의 11월을 줏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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