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2013

산같이 산과 같이 2013. 12. 29. 04:21

내가 사랑하고 애틋히 하는 욕망에서 물러나 안정의 틀안에 참고 지내는 것에 익숙하지만 가슴 한 구석에는 언젠가는

그런 길로 가야지 하는 심지가 꺼지지 않고 있다. 영원히 생각만 갖고 , 그런 염원을 가지고 있다는 여유속에 세월을 흘러

보내다 끝내버릴지도 모르지만 나 하나의 희생으로 주위의 사람들이 편하다면 그것도 내가 살아가는 책임이기도 했다.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그기서 살아가는 재미를 얻고 방랑자로서 세상을 사랑하고 작은 것에 빠졌다가 다시 큰 하늘을

쳐다보고 걸어가는 바람의 혼을 가진사람이 안정을 추구하며 그기에 안주하는 것은 스타일이 아니다. 타협할 수있는

시간은 이미 많이 지나가버렸다. 돌아보니 흰머리 군데군데 번쩍이며 이미 염색으로 카버하는 모습으로는 어색하다.

 

손녀를 차고앉어 스케이트를 가르치고 자전거를 같이 타고 놀이터를 ,그리고 지하철을 같이 타며 어떨게 살아가야 되는지

함께 지내며 재미를 가지고, 한 두살씩 집을 떠나 멀리서 집사람에게 안부를 묻고 여기는 고생과 보람이 있지만 곧 돌아간다고.

꽉막힌 공간에 요염한 분위기에 빠지는 작은 쾌감보다 넒은 산야에 건강하고 맑은 모습의 사람들을 사랑하며 지내고 싶은,

 

남루한 모습의 노인이지만 열정과 살아있는 눈빛으로 살아가고 싶다. 아무도 오지 않는 조용한 절간의 한쪽 방을 며칠씩 지키며

삶의 의미를 묻고 산의 정기를 품고 파묻혀 지나는 외로운 밤이 되고 싶다. 이미 돌릴수 없는 세월의 뒷자락에 돌아온 옛 사랑은

그냥 아픔만으로 묻고 싶다. 아팟던 과거는 이제 퇴색된 세월로는 어쩔수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 미련의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2013년은 밀리는 한 해였다. 넘겨주는 자세로 방관한 탓도 있지만 下心의 위치로서 현상을 지킨 어정쩡한 시간들이였다. 변하는

속도속에 현재를 지키며 유지하는 의미도 쉽지않았다. 비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큰 바위처럼 저 코너에 그대로 있음으로 존재감을

지킨 한해였다. 세상과 타협할 충분한 이유로 균형감을 잘 유지한 것같았다. 그렇게 사랑하며 아픔을 이해하고 감싼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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