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봐도 몸이 불편한 노인이다.. 가까이 닥아가서 보니 얼굴이 맑은 70대의 어른과 손자벌되는 젊은이
그리고 용현마을의 석공과 함께 나무를 심고 있다.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있고 안경을 썬 키가 큰 분이다.
부산의 재산가라며 그 곳 주위의 땅을 꽤 많이 사서 나무를 심고 있단다.
노인왈 이처럼 좋은 대지가 없다고 하며 얼마 있지않으면 이런 땅을 구할려고 해도 구할수가 없다고 한다.
내일 죽더라도 나무를 심는다는 말이 있지만, 집 사람과 함께 그 분도 이곳을 좋아하니까 연세에 불구하고
우리처럼 정성을 드리겠지-하며 웃었다. 본인이 좋다면,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그저께 금요일 점심시간에 은계나무등을 조경 인부와 함께 심고, 토요일은 친구와 옥수수,오늘은 집사람과 함께
통도사앞 종묘상에서 여러가지 꽃씨와 도라지, 들깨등을 사서 씨를 뿌리고 왔다. 천성산 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골바람이 시원해서 좋다. 그것도 일이라고 고단해 돌 언덕에 기대어 쉬면서 물을 마시고 푸른 하늘을 본다.
건너 산의 나무들이 연두색으로 변해있고 개발지역의 가로수 벗꽃이 바람에 흔들여 꽃잎을 뿌리고 있다.
아름다운 곳이다 하며 어제 함께 온 친구가 감탄을 했는데, 오늘 내가 봐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 시멘트 옹벽
대신 큰 돌로 쌓은 긴 돌벽의 짜임과 놓인 모양이 단단한 예술 작품같은 느낌이다.
3시까지 식사를 못해 해운대 들어와 식사를 하고 들어 오니 4시다.집사람은 사우나로 나는 집으로..엘리베이터
안에서 천성산 노전암을 길을 좋아한다는 같은 줄의 주민을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천성산 '토막'이라는
표현을 카페에 올린 분인데, 전번에 한번 알아 보아 인사를 하고 있다. 노전암 가는 길, 정말 멋진 길이지..
옆에는 맑은 넒고 맑은 개울물이 낮게 흘러가고 길 숲에는 이름모를 야생화가 피여있는 길, 주차장에서 노전암이
있는 한듬 마을까지 약 30분의 거리는 편안하다. 어느 계절에도 나름의 자연미를 지니고 있어 싫증나지 않는
어머니의 품이다.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의 눈빛처럼 맑고 깨끗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