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일찍 나와 시레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오디를 담을 작은 플라스틱 통을 들고 내려가니
뽕나무의 가지들이 늘어져 있고 몇개는 뿌러져 있다. 누군가 오디를 따면서 그런것 같다.
갑짜기 오디 따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 똑같은 욕심의 사람이 된 것같아, 기분이 안좋네.
언덕을 올라가니, 구찌 뽕의 나무와 옆의 산뽕나무에 오디가 엄청 달려있다. 언덕에다 장미꽃
덤불과 얽혀있어 올라가지 못하고 흔드니, 우두둑하고 많이 떨어져 여기저기 풀숲으로 빠진다.
조끔만 줏어담거나, 따거나 하고 그만두었다. 오늘 이후, 더 이상 오디를 따지 않기로 맘먹었다.
단전호흡을 하며, 마음을 갈아 앉치니 어제 성불암의 기분이 다시 떠오른다. 단정한 마루의 모습.
깨끗한 절마당 그리고 황색의 중개 한마리.. 원래 두마리였는데, 한마리는 노전암개에게 물려 죽었단다.
스님과 같이 노전암에 갔다가 그렇게 된 것인가? 산다는 것은 어디나 탐욕과 위험이 있는 것이다.
고아원의 젊은 학생이 인사를 하며 지나간다. 좀 있으면 버스가 올 것이니 버스를 타고 가면 될 것이다
전에 한번 태워주었더니, 그 뒤 한 두번 태워주길 바라는 것같아, 버스를 타고 가도록 거절하고,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였더니 알아들었는지 요즈음은 인사만 한다."야, 화이팅!" 하니 '아저씨도 화이팅!'하고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