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일요일

산같이 산과 같이 2010. 1. 17. 17:28

아침 테니스장에 나갔다, 60대 두분이 신간이 붙어, 몸싸움을 하는 것을 말리다,생각하니 풀어드려야 겠다는 생각에

대충 치고 내가 쏜다고 근처 식당으로 자릴 옮겨, 막걸리,소주 그리고 식사까지 하고 , 다시 코트로 와서 두 게임 더하고 왔다.

 

12명이 참가했으니 거의 성원(2/3)이 다된 회원들과 한잔씩 돌리니 취하고 만다. 싸움의 발단은 어제부터 였다고 하는데,

한분은 현역 교수고 한분은 교장으로 퇴임 하신 분으로 두분다 점잖은 분들인데, 게임에 들어가면 승부욕에 이성을 잃고

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테니스는 재미난 운동이다.애살이 많고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이 좋아하고, 마약과 같다고 한다.

 

나역시 한 때,지금도 때로는 상대에 따라 승부욕을 들어내,이기면 기분좋고, 지고나면 마음이 편치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젠 한 고비를 넘겨,그렇게 애착을 가지고 왈가왈부하지 않고, 병가상사로 친다. 7-8년 치지않기도 했다. 사람의 성질은, 나이가

들었다고 변한것은 아니다. 어느 정도 세련되어 콘트롤하는경우도 있고, 아니면 상황에 따라 숨기기도 하지만, 그 기본은 그대로다.

 

집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TV를 보다 잠이 들었다가,코트에서 사우나로 바로 간 집사람이 문열고 들어오는 소리에 잠이 깼다.

호텔에서 사온 샌드위치를 먹고 그대로 다시 잤다, 요즈음 감기도 그렇고 정신적으로 좀 피곤하여 그런지 몸이 깔아지네. 4시반쯤

일어나 보니 문자가 두개나 와있네. 친구로부터, "이렇게 좋은날 뭐해요?" .그리고 "스크린 골프라도? " 회신할려다 '씹어먹고 말었다'.

 

집사람이 요즘 테니스에 더 열정적이다. 20년 치던 자기 클럽에서 힘이 딸려 은퇴한다고 하길래, 지난 몇개월 전부터 일요일에 함께

코트에 나가 시합같이 볼을 잡아주었더니 이제는 볼이 눈에 휜히 보이고 클럽에서 펄펄 난다고 자랑하며, 일요일엔 은근히 눈치를 준다.

오늘은 코트에 나가면서 아예 다음주엔 산에 간다고 선언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볼이 밀리는 것이 안되어, 훈련을 시켰더니 끝이 없다.

 

테니스 치는 날은 U형님이 스케줄이 되면 함께,오후,혹은 정오경 송정쪽으로 산책을 가는데 오늘은 술을 먹고 코트에서 늦게 오는바람에 Pass했다.

형님께 미안하네. 영감쟁이 아마 구덕산쪽으로 혼자 가셨는지 모르겠네. 중,고교를 그쪽에서 나와 그 동네가 친근하다고 했다. 형님도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를 가지신 분이라 혼자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자유스러움을 즐기는 멋진 분이다. 나와는 대화가 편해 자주 어불린다.

 

글을 써다 창문을 여니 저기 푸른 바다, 오륙도 뒤로 붉은 저녁놀이 끼어있다. 관광 유람선이  지나가고 그 뒤로 바다엔 여울이 지고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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