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썬다는 것은 무게의 중심을 찾아 내 생활의 균형감각을 느끼게 하는 것인가?
살아오면서 부끄러운 일, 철없던 일 그리고 무모한 도전과 절제를 잃은 행동
이런 것들로 점철된 나의 과거와 굳어버린 인식의 피로감을 좀 더 다른 내일로
이끌려는 위안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무엇인가 적고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은퇴나 명퇴를 하여 당황해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역시 은퇴를 눈앞에 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면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글써는 취미라도 있으니
덜 외로워질 것같다. 길상사의 법당에서 많은 사람들이 절을 하고 있었다. 보통
큰 절의 모습과도 같은 것이다. 절하는 모양도 손 놀림이 달라 ,세련되어 있다.
점을 친다, 절을 찾는다,- 하는 마음은 무엇인가 생활의 바램이나 허전한 무엇을
채울려고 하는 것이니, 어떻게 보면 제일 나약하고 단순한 상태의 인간모습이다.
그래서 쉽게 믿게 되고 때로는 쉽게 빠지게 되는 것이다. 외로운 것에서 의지할
무엇이 있다면 그 실상에 상관없이 누구나 믿게되는 것이 보통 인간의 마음이다.
애틋함이 있다. 아무리 잘 차려입고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도 돌아서서 인간으로
생각하면 순수함이 있다. 영화나 명예가 중요하지만, 사람사이의 마음이란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인간적일때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길상사를 법정스님에게 남긴 요정
여주인의 마음도 이해할 수있다.잘 하신것같았다. 요정은 잘 보존되어 좋았다.
투병중인 법정스님의 병이 심해지는 것같다. 연세가 있으니 그럴 것이라 본다. 당신을
믿고 건물을 남기고 떠난 여주인처럼 스님도 누구도 영원히 남지못하고 갈것이다.
겨울이 오면 봄이 얼마남지 않았으니,길상사 정원에 매화가 꽃 망울을 터트릴 때면
잔설이 여기저기 남아있는 마당에는 지난 겨울의 이야기가 향기되어 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