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이상하고 함께하는 시간이 불편했지만 참고 끝까지 마무리를 잘 하였다.
그들도 나의 모습을 보고 허허한 분위기를 느끼면서 세월을 보았을 것이다. 세월과 병이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네.
9시도 채 안되어 들어 와, 좀 씻고 자다 일어났다. 무엇인가 할 말을 서로 알고 있으면서 말하지 못하는 현실의 벽에
더욱 더 취해버리는 S,얼굴을 쳐다보기가 민망한 H,횡설수설하는 K , 안타까웠다. 이제 그런 모임은 아니라고 본다.
모두 건강하고 현실과 세월에 담담히 걸어가자. 자신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 늙음도 인생의 과정이니 슬퍼하고
부끄러워 할 필요가 있나? 길게 빼는 노래, 세월을 한탄하는 이야기, 마음을 비워라는 이야기도 진부한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 어려운 길을 잘 살아온 것처럼, 묵묵히 고개둘어 하늘을 보며 오늘에 감사하는 맘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너무 현실에 집착해 과거를 외면하는 것은, 어쩜 공허한 마음을 메우려고 현실이 더 바빠져 삶의 균형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