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선물

산같이 산과 같이 2014. 1. 27. 16:04

어느때부터인가 명절의 선물에 초연해지기 시작해 너무 비사교적인 사람이 되어가지만 마음은 맑고 담백해져 편안하다.

종합상사 시절, 소비 성향만 높은 수출부에 근무해 보면 명절날에 허전하다. 자재부/수입부등은 뭔가 부산한데, 겉치레만

화려하고 술만 마시는 수출부는 항상 빈손이다.  나는 그 뒤에도 명절이면 여기저기서 초인종이 연달아 울리는 좋은 자리에도

있었는데 자리를 물러나면 너무 조용한 명절이 된다. 생각하면 참 편한 것인데 한 때는 섭섭한 생각에 허전한 기분을 느꼈다.

 

그래도 명절에는 소외되고 인간적인 코드가 맞는 분들에게는 작은 것이라도 할려고 노력한다. 마음같이 하지는 못해도 간단한

성의를 전하는 기쁨이다. 우선 딸애가 결혼을 했으니 사돈댁을 챙기고, 존경하고 신세를 진 몇사람, 아파트의 경비실과 청소실과

친구들이라도 내보다 먼저 몸이 아파,또는 사정상 들어앉은 몇사람, 그리고 몇 후배들, 대충 챙기고 나면,그래도 아쉬운 곳이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걸리는 것이 많지만, 수출부를 떠나 외국인회사의 한국 사무소장 또는 직장의 임원을 하다보니 주는 것보다

받는것에 익숙해 있었는데 그러다보니 내가 해야될 것에 소홀해지기 쉬웠다. 현재 이름만 되면 아는 모 그룹의 회장이 내가 옮기는

직장마다 난을 보내주었는데, 인사한번 안하고 넘어갔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내가 너무 건방졌던 것이다. 쉽게 생각한 실수였다

 

정이 많지만 반골인 나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게는 다정다감하지만 잘 나가는 사람들에는 좀 반항적이고 철이 없었다.난을 보내준

그 회장도 한때 같이 근무했던 그룹의 같은 간부사원으로, 엄청 커 버렸다. 부서가 다른 나를 각별히 생각했던 것같다. 2년전쯤 롯데

호텔서 만났는데, 껴안으며 반갑다고 한번 만나자고 했지만 가지 않았다.신문에 자주 나오고 옛 사람들을 주위에 두고 잘 나가고 있다. 

 

생각하니 우습다.선물이란 마음이다. 남의 마음을 잘 읽어야지 주고 받아 기쁨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체세란 그래서 복잡하다.

'2008~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불암  (0) 2014.02.02
구정  (0) 2014.01.31
빈둥-일요일  (0) 2014.01.26
해운대 108층  (0) 2014.01.25
즐거운 아침  (0) 2014.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