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베트남 인연

산같이 산과 같이 2011. 11. 10. 14:52

활주로에 들어서는 연푸른 색의 비행기에는 영어로 베트남 항공이라고 선명히 적혀있다.

보잉 747아니면 최신형인 330정도다. 가을 밤의 활주로는 바람이 세어 추었고,한복을 입고

꽃다발을 들고 서 있는 회사 여직원 두사람이 떨고 있어 안스러웠다.

 

비행기로 트랩이 닥아가고 붉은 카펫이 깔리고, 우리 일행 10 여명이 오른 쪽으로 서고 앞쪽엔

베트남쪽의 관련 인사들이 마주서 내려오는 베트남 인민 공화국의 주석 부부와 차례로 악수를

나눈다. 밤 10시가 넘어 캄캄하고 한적한 공군 공항에 조용히 랜딩하는 비행기처럼. 수행하는

일행외는 조용한 방문이다. 서울의 공식 일정이 끝나고 비공식 부산 방문이지만 부산시 국제대사,

담당 계장, 서울서 내려온 외무부 직원외는 좀 허전한 느낌. 통역이 영접인사를 개개인 소개했다.

 

예리한 눈빛의 주석에게 공손히 허리 굽혀 인사하니, 손을 내밀며" nice to see you" 라고 한다.

"Welcome Mr. President "라고 화답했다. 별 할말도 없지만 그기서 다른 이야기를 할 격도 아니고

시간도 없었다. 다음 사람과 인사를 하고 카페트 끝에 3-4M에 대기한 벤츠 차량에 탑승하고 안에서

손을 흔들기에, 같이 흔들어 주었다. 약 15분간의 영접이 끝나고 우리는 각자 차로 헤여졌다.

 

지방 고교에서 공부는 안하고 놀다가 재수하여 간 곳이 한국외대 월남어과 그리고 월남전쟁이 막바지

일때 해병대지원하여 월남전 교육까지을 받았으나, 할머님의 반대로 가지 못하고, 그 한참 뒤인

1990년에 베트남에 잠깐 들어가 몇 개월, 그 후 9년뒤 다시 들어가 3년간 근무를 하고 , 지금도 간혹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다. 베트남 경험의 "사이공 사이공" 책을 써 출판기념회를 가지기도 했다.

 

베트남과 나와의 인연은, 2002년 밤바다의 썰물처럼 조용히 탄손뉴트 공항을 빠져나올때 끝난 줄

알았는데,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 생각해도 연민의 정은 있지만, 다시 들어가 살고 싶지는 않다.

함께 고생하고 노력하며 의지를 모았던 동지의 직원들도 다 각자의 인생 길에서 살아가고 있다. 

옛 사람이 없는 사이공, 아무리 화려하더라도 미련은 없다. 역시 인연의 뿌리는 사람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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