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춘설

산같이 산과 같이 2010. 3. 10. 10:44

눈이 덮인 강뚝과 마을을 바라보며 낙동강을 건너왔다. 하얗게 변해버린 벌판은 포근한 느낌을 준다.

차창에 비친 춘설의 풍경은 잊어버린 고향의 모습이다. 별시리 고향같은 곳도 없지만, 학창시절의

기억과 그런 기억이 있었던 것같은 착각도 든다. 전철안의 사람들도 모두 그런 분위기다. 산다는 것,

아웅다웅하며 살아야 하는 도시의 생활, 잊어버리지 않을려고 노력해도 현실속에 망각되는 모습들.

 

한번씩 찾아오는 먼 옛날의 회상처럼, 눈이 그렇게 나린다. 부산은 눈을 보는 것이 한 겨울동안 며칠

정도다. 어제도 출근하며 금정산 산 자락에 눈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며, 고속도로를 지날때 언동굴과

장군봉은 보이지 않고 , 안개밑으로 허연 다리만 내 놓고 있었다. 아름다운 산 등성의 모습이다.

가을엔 외동의 민가 담벼락을 넘어선 가지에 붉게 달린 석류가 탐스러웠다.  자주 올랐던 길이다.

 

회사에 오니 다행히 통근버스가 운행되어 현장은 문제가 없다. 차를 가지고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좀 늦게 나오고 있다. 통근버스가 좀늦게 나와 길거리에 떨었다는 직원들과, 어방동에서 눈길을 3-4십분

걸어서 나왔다는 사람도 있네. 출근 카드가 지각되지 않도록 총무부에 이야기 해달란다.당연하지요,하며

웃었다. 그렇게 착한 사람들인 것이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다. 둘러보면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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