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것처럼
나의 이 빛갈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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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 빛갈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언제 읽어도 가슴에 와 닫는 김 춘수 시인의 꽃 -우리는 너무 좋은 시를 두고 너무 어려운 시만을 논하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쉽고 간단히 가벼운 깃털처럼 세상을 살아야 하는 것처럼...
어느새 닥아온 밀물의 힘차고 그러나 잔잔한 울림, 이미 마음은 가득차다. 이 밤 갑짜기 이 시가 생각이 났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 속도에 취하고 , 독선에 빠지고, 이기에 붉어지고 자기를 잊어가는 세월에
이 빛갈과 향기를 알어주는 사람이 쉬울까 마는 ? 억지로 맞추어 가야 한다면 차라리 혼자서 가는 길이 , 조끔은 외로워도 가볍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