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서 양산 들렀다. 조합장 집에 불이 나, 본채앞의 식당을 다 태웠네. 누가 계곡에 버린 담뱃불이 옮겨 순식간에 번져 올라왔단다. 조합장이 없어 오는 동안 익성암에 주차하고 노전암 근처까지 걷다,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같이 식사하고 왔다. 불이 번지는 것을 보면서 나무집이나,판넬주택은 절대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하네. 본채는 붉은 벽돌로 지어, 마당의 평상까지 다 타버렸는데 옮겨 붙지 않았다고 한다.
내원사 표받는 아저씨가 항상 친철하게 해주어, 출장갔다 오면서 산 초크렡을 주고 왔다. 항상 느끼지만 노전암 가는 길은 편안하고 아늑하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한시간 가량 걷는 길, 좋다. 곤드레 정식을 먹는데 동강의 다슬기 엑기스가 있어 한 통 조합장에 선물했다. 딸이 간이 좋지않아 재첩 엑기스를 문의하던 생각이 나고 , 불탄 기분을 위로도 하는 뜻으로. 전번에 갔을 때도 조합장 부인이 재배하여 짠 들깨 기름을 한통 주기도 했다. 주고 받는 정이 있어야.
피곤한지 집에 와, 9시경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제 일어났다. 양산과 우리 집안과의 인연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나까지 오래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