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는 (예수님을 3번이나 배반한 사도 베드로 처럼) 사랑하면서도 막상 사랑의 증거가 필요 할 때에는 저버리는 약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님을 사랑하지 않는데 사람들에 대해서야 오죽하겠습니까? 사람들 중에서도 사랑하기 곤란한 사람들, 거지 병신, 천덕꾸러기 등을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문제입니다. 참으로 나는 마음에 드는 사람은 사랑하고, 그렇치 않는 사람은 말로서 또는 체면상,형식상 사랑할 따름입니다. 이런 내가 사랑과 평화를
차별과 멸시와 미움, 다툼과 전쟁의 세상에 선포 할 수 있습니까?
1월 19일
이제 부터는 '현재'를 더 소중하게 여기고 살자. 과거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이 지났고 미래는 내 것이 하니다. 내 것은 현재뿐이다. 그 동안 나의 기도는
메마른 것이였다. 이유는 너무나 자기중심적이었다. 먼저 하느님을 찬미하고, 이웃 형제를 기도중에 생각하라. 남을 위한 기도, 가난한 이와 고통받는
이를 위한 기도가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마음은 형제들을 위해 찌들었고 형제들을 위해 못 박혔다. 나도 이와 닮고져 할 때에 기도가 잘 될 것이다.
가난한 이들, 병자들, 옥에 갖힌 이들을 방문하면 마음속에 그들의 고통이 와 닿는다. 그럼으로써 무딘 마음도 부드러워진다. 이들과 가까워지면
그만큼 여수님과 가까워진다.예수님과 이들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기주의적으로 자신의 위로와 빛을 구하기만 하는 기도는 좋은 성과를 내기 힘들다.
그것은 또 하느님을 찾지 않고 자기 이익만을 찾는다.
우리 아버지는 참으로 좋으신 분이다. 우리의 과거를 묻지 않고, 내가 당신에게 돌아온 것만을 기뻐하시니 품에 안겨 어린이 같이 마음 푹 놓고 쉬자.
아버지는 돈 없이도 얼마든지 먹고 마실 음식이 있다(이사 55,1-3)
-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 김수환 추기경의 명상록. 김수환 글/신치구 엮음.1999,10.25
책은 많이 없지만 내가 아끼는 책중에 하나인 김 추기경의 책을 자다 일어나 보았다. 전에 전부 읽었는데 전혀 새로운 내용들이다. 그 중 한 구절이
펼친 책에서 들어온다. 홀홀한 사제인 신부도 기도하며 고민하고 마음같이 되지 않는 일을 다시 또 반성하고 지낸다. 현실과 그리고 가족과 그리고
수많은 책임을 업고 살아가는 일반인, 갑남 을녀의 모습에서 우리는 성인을 느껴야 할 것이다. 소록도의 수녀들처럼 그렇게 할 순 없지만, 열심히
자기를 사랑하면서 남을 해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길인 것같다. " 하느님, 당신을 사랑하기 위하여 나에게는 제롬이 필요합니다" 라고
절규한 아리사의 일기처럼.(앙드레 지이드-좁은 문). 현실과 자기에 충실함으로서 하느님을 사랑할 수있는 것이다. 자다가 일어나 책장의 책을 하나
볼까 하다 김 추기경의 책이 제일 편하게 느껴졌다. 참 인간다운 성인의 글을 읽는 아침 내 마음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