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주일이 지나갔네.. 아침 일어나자마자 컴을 켜니 미국과 중국의 일들이 짝 펼쳐있네. 정시에 출근하여 미팅하고
메일을 보내고나니. 이제 여유가 생기네. 그냥 가을을 보낼수 없어 출근하며 배낭을 혹시하고 가져왔다.
두어달전 지하철에서 다시 만난 옛 친한 친구 K에게 전화하니 어제 한잔하고 늦게 일어나 이제 식사를 마쳤다고 하네.
오후에 산에 갈래? 하고 물으니 좋단다.우리 회사로 몸만 오면 여기서 출발하자고 했다. 아주 옛날 내가 권해 대륙산악회에
들어와 무던하여 총무를 했던 법이 없어도 살 친구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기도 또 내 소개로 중국에 수년간 근무도 했다.
어느 젊은 날 여름방학 때인가 온천장 금강원에 둘이서 놀러갔다 오는 길, 버스 맨뒷 자리에 앉아 오며 친구에게 물었다
"우리같이 해병대 들어갈래?" .착한 K가 망설이는 것같아 내 혼자 서면 병무청앞에서 지원하여 들어갔는데 친구는 그 다음 해에
육군으로 들어가 단기 하사관으로 차출되어 제대를 했다. 내가 복학해 서울 있을때 친구가 휴가받아 부산가면서 들리기도 했다.
오늘은 구름이 끼고 좀 쌀쌀한 것같다. 모처럼 옛 친구와 함께 가을길을 걸어보자. 열듯 말듯한 사람의 마음같은 아직 옷깃을 여미는
듯한 가을의 색상을 찾아보자. 시간이 늦으니 내원사 절앞으로 해서 천성산을 올라가 정상에 파는 망개떡이나 하나 사먹을까?
(언제 봐도 깨끗한 내원사 계곡. 절로 가는 계곡이나, 공룡과 중앙능선의 계곡, 그리고 노전암쪽의 상리천 , 모두가 긴 계곡이지만 물이 맑고 평안한 느낌이다)
(내원사 본절. 본절에 손님들을 위한 무료 차방이 오픈되어 있어 밖에서 보니 여자들이 삼삼오오 앉어 있었다)
(성불암 가는 길)
(스님은 출타중)
(친구 K)
구름이 끼고 땅이 젖어 있어 산행은 포기하고 친구 K와 내원사 본절을 둘러보고 내려와 성불암에 갔다 왔다. 성불암가는 길은 매표소 입구 익성암 주차장에서, 올라가는데 한시간 내려오는 길은 40-50분 정도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고 경사가 있어 신도들이 많이 없다. 절에 가보니 스님은 출타중이다. 절을 하고 시주를 한 후, 부엌에 들어가보니 스님이' 망투리 밑에 홍시가 있으면 먹고 깨긋히 해주세요"라고 적어 놓아있다. 아마 자주 오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려니.. 친구와 홍시 4개를 나눠먹고 냉장고 안에 전번처럼 가져간 것들, 찹쌀떡과 마실것을 넣어 놓고 왔다. 아마 시주함과 냉장고를 보면 내가 왔다 갔음을 짐작할 수있으리라.. 차가 밀리기 전에 해운대로 들어와 친구와 삼결살과 소주를 걸치고, 건너 커피점에서 지난 날, 근황을 이야기하며 들어왔다. 가을날 옛 우정을 한번 꺼내어 확인한 가벼운 몸과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