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바다

산같이 산과 같이 2013. 6. 20. 08:20

 

언덕길을 내려가다 오륙도가 보이는 지점에 깜박이를 켜고 잠시 섰다. 용호동 성당묘지가 있던 이곳이 SK VIEW가 들어서고 나서 많이 변했다.동명대학 옆으로 뒷쪽으로 차를 몰고 약속한 장소에 가던 길이다. 이 코너에 초량에 있던 성모병원이 신축하여 옮겨있다. 손녀가 아토피로 인해 자주 다니던 곳으로 사돈 내외와 함께 손녀를 데리고 만나기도 했다. 사돈이 해운대 백병원에서 돌아가셨을 때, 당시 장례식장이 없던 백병원에서 이곳으로 모셔와 장례를 치렀던 곳으로 재작년에는 자주 왔던 곳이다.

 

"자연이 주는 밥상" 이라는 한식당은 길 밑으로 내려가 바다가 보이는 건물 3층에 있었다. 오늘은 당시 H그룹을 다닐때 모시던 사장님과 전무님 그리고 직속 상관이던 Elmo형님과 약속이 되어있다. L사장님은 한국외대 영어과를 나와 미군부대 기획관 출신으로 H그룹에 들어와 당시 급 성장을 이끈 영업통이였다. 계수관념이 철처하고 회사의 모든 관리를 영업위주로 하여 순발력이 좋아 바이어들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었다. 당시 한달에 약 250만족씩 생산을 하는 그룹의 영업을 이끌고 오늘의 H그룹이 있게한 장본인인데, 쉽게 대할수없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그 밑의 참모로 여러명이 있었지만 그중에도 어제 나오신 S전무, 엘모형님(이사)등이 주요 영업팀들이였다.나는 당시 과장으로 부장이 없이 영업실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L사장님과 가깝게 업무를 하였으며, 업계에서는 깐깐한 L사장님이 나를 제일 믿고 신임한다고 알려져 있다.

 

L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면 항상 번쩍 번쩍하는 기지를 느끼게되며 그 핵심을 찌르는 내용에 존경심이 생기지 않을 수없다. 어제도 현대자동차의 고 정주영회장의 이야기를 하면서 기업인이 가야될 자세를 말씀하셨다. 친 동생이 현대전무로 있다 나와 S실업을 채려 지금은 재벌급 회사로 중국만도 4개의 큰 공장이 있다. 나도 몇번 만난적이 있는데 형제들이 비지니스에 탁월하다. 무릎이 아파 체중을 10Kg을 줄여 지금은 괜찮아 사모님과 헬스장에 나가신다고 하시네. 단순 월금쟁이가 아니고 미국처럼 매너지먼트 그룹의 Value를 높게 생각하시는 분이라, 시시하고 졸부적인 오너들의 언행에 대해선 단번에 경멸하는 말투시다. 얼굴은 좀 늙어셔도 총명함은 여전히 번쩍이시네..

 

보리굴비등 식당 반찬은 자연식의 접씨들이 가득해 그런쪽으로 노력하는 것같았다. 맛있게 먹었지만 그리 큰 감명은 받지 않았다. 여자들이 좋아할 식단으로 L사장님은 몇번 왔다고 한다. 원래 나는 여러가지 산만히 나오는 것보다 단순해도 전문적인 음식을 좋아해 부페 스타일도 별로다.옛 분들을 만나서 세월과 함께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들을 보고 지난 날을 이야기하는 것도 인생의 한 재미고 과정이다. 그들은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옛 늙은이가 아니고 배울만치 배우고 나름대로의 치열한 국가와 삶의 과도기를 겪은 분들이라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엣 노인들처럼 자식들에 모든 것을 다 주지도 않고 지식과 경제력을 갖춘 분들도 많으니.. , 노인들의 인구도 증가하고 수명이 늘었으니 그들을 위한 시장도 앞으로 굉장할 것이다.

 

마음같아선 돌아오는 길에 형님과 밤새도록 한잔 하고 싶었지만, 마음이 작아졌는지, 여유가 없었는지 리듬을 깨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속에 미련의 불씨는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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