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용서

산같이 산과 같이 2013. 2. 10. 23:55

누군가 두 세 사람이 천주교 하늘 공원 직원들과 다투고 있다. 아마 설날인데도 보통 때보다 좀  늦게 문을 열었는지 모르겠네.

9시라고 하면 안되지요-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렇다. 하늘 공원은 아침 8시에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한번은 일찍 가서 문이 안열려

이런 날은 좀 더 일찍 열어야지 하는 불평을 속으로 한 적이 있다. 천주교 양산 공원은 출입구가 좁아, 10시경에는 성당 버스들이 미사를 마치고

오고 또 일반 신도들도 9시 이후에는 많이 오기에 복잡해, 새벽부터 성묘를 하려 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일반 묘는 밤이라도 언제던지 갈 수

있지만 납골당은 보안상의 문제로 출입시간이 제한되어 있다.항상 깨끗히 정비되어 있었는데 오늘은 청소도 미비한 것을 보아 뭔가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버님께 정말 미안한 마음으로 용서를 빌었다. 좀 더 잘해 드릴 수있었는데, 단면의 생각으로 불효한 것이 항상 걸리고 있다. 이해되지 않는

많은 것이 있었지만 그래도 나의 입장에서는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하는 깊은 반성과 후회의 고뇌가 아버님이 생각 날 때마다 파고든다.

집사람이 2층 성당으로 간 사이, 예매하여 놓은 우리들의 부부단이 있는 곳에 가보았는데, 우리 라인에 제단을 옮겨놓고 촛불을 켠채 어떤 남자가

몸을 제단에 기대여 절실히 울고 있다. 혼자 온 것같이 보이는데, 40에서 50대 초반대로 보이는 것을 보아, 부모님이던지 아니면 부인을 먼저 보내고

저러는 것인지 가까이 가서 보기가 미안해 그냥 돌아왔다. 보내고 난 뒤의 미련은 어쩔 수없는 슬픔이다. 우리 부부가 예약한 단의 번호를 대충

기억하고 있다. 아 단의 위쪽으로, 원하는 자리가 이미 팔려 좀 높아도 좋다는 생각으로 그 윗단이 비워 있어 샀던 것이다.

 

내 할 짓은 해야된다는 것이 철이 들고 세상을 살아보면서 깨닫는 지혜다. 상대의 어떤 탓이 있더라도, 내가 해야 되고 내가 할 수있는 일과 책임에

대해서는 그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나 스스로 아쉬움, 부끄럼과 후회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해야 된다는 아주 간단한 지혜다. 감정에 휩싸여, 욕심에

빠져 미래의 아쉬움을 만들어 가서는 안된다. 오늘의 내가 행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 내일의 나의 과거가 되는 것이니.. 받아지지 않는 용서는 나를

힘들게 하지만, 이 것또한 또 다른 용서를 만들지 않는 내일의 오늘이니, 맘껏 울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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