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자유

낙화

산같이 산과 같이 2012. 12. 30. 23:08

낙화

                     이 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 터에 물 고인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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