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해인 수녀는 월간 '불광' 11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암 투병 중인 힘든 순간에도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을 지니려고 애쓴다"면서 법정 스님의 편지를 읽으며 위안을 얻는다고 고백했다.
종교를 넘어 법정 스님과 깊은 정신적 교감을 나눴던 그는 "법정 스님의 편지들을 문득 그분이 생각날 적마다 다시 읽어보곤 한다"면서 특히 법정 스님이 편지 끝머리에 썼던 '날마다 새롭게 피어나십시오'가 마음에 와닿았다고 했다.
"암투병 중인 힘든 순간에도 나는 가능하면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을 지니려고 애쓰는 편이다. 내가 새롭고 밝아져야 다른 이에게도 새롭고 밝은 빛을 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날이 그날 같은 일상의 삶도 늘 감사와 경탄의 감각으로 맞이해야 함을, 행복한 승리자가 되려면 아프고 힘든 시간을 끝까지 잘 견뎌내야 하는 것임을 시사해주는 '새롭게 피어나라'는 말을 나는 오늘도 되뇌어본다."
이해인 수녀는 또 성철 스님이 남긴 글을 묵상하며 새 힘과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수행이란 안으로는 가난을 배우고/밖으로는 모든 사람을 공경하는 것이다/어려운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알고도 모른 척하는 것이다/용맹 가운데 가장 큰 용맹은/옳고도 지는 것이다/공부 가운데 가장 큰 공부는/남의 허물을 뒤집어 쓰는 것이다'(성철스님의 '공부노트'에서)
이해인 수녀는 "어떠다 초심을 잃고 수도정신이 흐려지는 나 자신을 느낄 때, 편리주의에 길들여져 불편한 것을 참지 못하는 나를 볼 때, 인간관계에서 수도자다운 겸손과 인내가 부족한 나 자신을 발견할 때 성철 스님의 이 말씀은 나를 깨우치는 죽비가 돼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고 썼다.
그는 성철 스님의 이 말씀이 "고(故) 김수환 추기경님이 생전에 강조하셨던 바보의 영성과도 상통하는 가르침이라 여겨진다"면서 "모든 사람을 차별 없이 공경하기, 다른 이의 실수를 알고도 모른 척하기,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도 상대가 우기면 일단은 져 주고 보기, 그리고 마침내 남의 허물까지 뒤집어쓸 수 있는 사랑의 용기를 지니고 사는 행복한 수행자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2) 법정 스님의 암이 깊어질 때 미국으로 가서 치료를 받기도, 또는 주위의 사람들이 깊은 바다에서 나는 아주 큰 복어독을 구해 주기도 했다고 들었다.
치료비땜에 주위와의 앙금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읽은 적이 있고, 법정스님이 인쇄대를 그것땜에 독촉했다고도.. 모두 보통의 사람들이 할 수있는 언행이며
갑남을녀의 이야기다.. 우리가 그것을 초월하기가 쉽지 않음을 알 때, 이해가 된다.
죽음이 가까워 졌을 때 삼성병원을 방문한 가까운 사람의 등에 업혀 우시던 법정스님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꽃이 질 때의 아름다움을 갖는다는 것은
범인으로서는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이리다.
성철스님의 말씀처럼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 듯이" 너무 인간을 신비롭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생업에서 노력하고 열심히 살고 있는 당신이야 말로 참다운
도인임을 스스로 마음의 불을 켜야 할 것이다. 성철스님의 공부노트에 적힌 것은 역시 중들의 수행에 따른 목표이며 이상이다., 그대로 전부 현실에 적용했다가는
개인과, 국가가 낭패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 모든 국가가 그렇다면 다르겠지만 현실과의 괴리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런 기본으로 가야한다는
뜻으로 알아야 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그래도 살아남는 생활인의 고된 삶을 생각하면 종교이들이 중생들에게 머리 숙이고 존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