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삼오다. 밀양의 만어산 추모공원에서 그저께 돌아올 때, 높은 산아래 쭉 뻗은 광야와 멀리 펼쳐진
산들이 대자연의 기운을 모아주는 명당임을 알 수있어도 유골을 그냥 두고 돌아오는 길이 너무 허전했다.
차라리 북적거리는 도시근처의 납골당이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사람사이에 사는
것, 마치 우리가 나이들어 시골도 좋지만 사람이 북적거리는 도시에 살아야 하는 그런 의미다.
자다가 눈을 떠니 마음이 우울하다. 사돈 어른이 섰던 자리가 너무 큰 것을 느끼고 있다. 그 빈 자리를
보면서 마음아프다. 나의 사위와 딸, 그리고 그쪽 사부인과 딸.사위들이 마음을 잡아 지혜롭게 서로 양보하며 ,
서로 아픔을 위로하며 잘 지낼 것을 믿느다.. 근본이 착한 사람들이고, 생활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이니 .
집사람을 통하여 딸에게 가족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절대 욕심내는 언행을 조심하라고 일렀다.
그쪽 시누이들이 울고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나의 딸이 우리(나와 집사람)가 앉어있는 곳을 오면서 울며 말했다.
나는 혼자라서 그때 되면 어찌하겠노.하며 울기에. 무슨 소리냐, 너는 남편과 애가 둘인데-하고 달랬다.
우리 가족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우선시하며 살아왔고 항상 재물보다는 인간이였기에, 딸애도 그렇게 커 와서
그런지 결혼하고, 애기 둘 키우는데 올인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떤 때는 공부한 것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죽고 사는 것을 커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니다고 여기는 것도 아니다. 자연의 변화처럼
왔다 가는 것이니, 현재의 생활에 최선을 해야되는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내 혼자만의 인생인 것 같지만, 내가
가고 없더라도 새로운 잎을 피울 나무가 뿌리를 잘 내려 忍冬할 수있도록 아름다운 떠남이 되어야 되는 것이다.
구불구불한 고개길, 깊고 높은 정기와 맑은 공기의 만어산, 그곳을 다시 찾고 떠나는 우리 마음엔 쓸쓸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