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연 시인은 용문사 목련이란 시에서 이렇게 인생의 무상함과 오늘의 귀중함을 말하고 있다.
" 꽃도 사람도 가는 길 기약없어라
내일은 아무도 가 본적이 없는 것이니
오늘 사는 곳이 극락아닌가 .. "
S는 취하기로 작정을 한 것 같았다. 만류에도 불구하고 면이 있는 주인을 불러 한병 더 부탁했다.
저 멀리 동네가 보이는 언덕에 주차시키고, 하늘을 바라본다.. 파란 하늘의 뭉게구름이 엉켜있다.
항상 하는 것이지만 지난 날의 아픈 추억을 여기, 저기 부쳤다, 떼어서 옮겨본다. 아무리 해도 다시 돌릴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면서도 눈물짓고 있는 것이다. 일년에 한두번 치르는 우리의 홍역같은 만남은
이젠 질릴만도 한데, 만나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아픔을 갖고와 그 아픔을 확인하고 돌아가는 것이다.
과거에 집착할 필요도 없고 , 내일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서로의 가슴속에 엉어리를 두고
생활이란 현실에 뭍고 살아온 지난 날이 너무 억울하다는 것이다.. 꽃도 사람도 가는 길 기약 없음을, 이제는 알아
눈물의 만남에도, 내일을 믿지않고 경계하는 오늘의 아픔이 있는 것이다.
작년에도 좀 취한 것 같았다. 집 근처에 내려주고 돌아서면서 " 나 당신 좋아한다" 하는 말을 던지고 사라지는
나의 뒷 모습을 보고, 그대로 길가에 앉어 울다가 들어 갔단다. 왜 우리는 과거에 아파하고 오늘에 눈물짓는가?
이룰 수 없었던 사랑, 아름다운 당신, 나의 사랑아.....
( 발췌- 동문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