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시작되는 3월 첫 날 비가 나리네. 회사는 오더가 많아 일요일과 오늘도 근무라 빗 속을 달려 회사에 도착하니
이미 사람들이 와, 공장은 이제 막 작업을 시작하고 분주하다. 지난 토요일 막 입사한 Q-C파트의 한 사원이 공휴일까지
근무하다니 하며 화를 내고 사표를 던지고 나갔단다. 년봉제의 사원이니 나름의 이유가 있다. 회사도 문제가 있지만
좀 참았으면 하는 상황의 아쉬움도 있다. 아침 간부회의때 종업원의 입장에서 더 신경을 써야됨을 강조했다.
현장엔 많은 외국인들과 한국인, 한국사람들은 사상라인쪽의 나이든 아주머니들과 30대의 부인들이다. 현장은 시급제니
출근하면 특근 수당을 함께 받으니,그래도 불만이 덜하다. 경제가 어렵고 또는 막상 나이가 드니, 집안의 할일도 없어
일하는 재미로 나오시는 분들도 몇있다. 몇년전 근무하던 분들도 이번 확장으로 다시 들어오며 반갑게 인사한다.
현장을 한번 도는데, 한 아주머니가 얇은 티셔츠 타입이다. 봄이라서 그래요?, 하고 물으니 오늘 입사한 사람이 회사-유니폼이
없어 자기것을 벋어 주었다네. 처음엔 몰랐는데 지금은 비가 오니 춥답고 한다. 총무에 요청하지 그래요? 하니 유니폼이 내일
온다고 한다. 입고 있던 나의 유니폼을 벋어주니, 춥던지 받아 입으며 웃는다. 생활의 아픔으로 멀리서 새벽부터 통근차를 타고
오는 사람들이다.
회사 마당에 있는 목련꽃이 이제 봉우리를 맺고 있다. 좀 있으면 화사하게 봉오리를 터트릴 것이다. 봄과 함께 피여나는 저 아름다움.
그러나 내 마음을 잡고 있는 것은 , 현장에서 땀흘려 일하는 저들이다. 베트남에서, 인도네시아에서, 김해에서, 만덕에서, 사상에서,
그리고 당감동에서 온, 생활 전선에 뛰고있는 현장 직원들.. 그들에 대한 나의 연민은 깊고 확실하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