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K

산같이 산과 같이 2009. 11. 3. 11:41

아침 회사에 도착하니, 마침 회사 마당에 나와있던 S상무가 인사를 하고, 그 뒤에서 이야기하고 있던 직원이

인사를 한다. K다. 오늘부터 총무 부장으로 일한단다. 어제 회장님이 불러서 인테뷰를 한 후, 현장에서 시간제로

일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총무부장이 된 것이다.

 

작년 8월말 쯤인가 보다. K가 전화가 와 도저히 생활도 그렇고, 아들들의 뒷바라지도 아직 남아, 놀기는 힘들어서

현장직이라도 부탁하길래, 회사 담당이사에게 부탁하여, 주야 교대근무를 하는 부서가 아닌 주간만 하는 배합실에서

근무토록 하였다. 벌써 일년이 넘어, 지난 추석때 드디어 100% 보너스를 처음 탔던 것이다. 일년이 되어야 나오는

것이니.. 추석때 고향갔다 오면서 충무 며르치 한포를 들고 왔었다.

 

K와 인연은 참 질기다. 벌써 25년전이다. H그룹의 수출과장으로 부장직무대행을 하고 있던 시절, K는 계장으로 생산관리를

보고 있었다. 인원이 당시 6천명되는 큰 회사였다. 겨울 어느날 이였다. 그즈음 스트레스가 많아 마음이 좀 흔들리고

있을 때였는데, 아침에 회사가서 우리부서 미팅을 하는데, K왈 당시 사이가 좋지 않고,좀 이기적이던 J이사가  말도되지 않게,

늦게 잔업을 하는 우리 부서의 여직원에게 비아양거리는 소리를 했다고 흥분하고 있었다. 격려를 해도 시원찮은데..하며.

 

당시 여직원들이 내가 늦게 잔업하지 말라고 하였기에, 내가 퇴근한 것을 확인 후에 도로 탈의실에서 나와 잔업하곤 했다고 들었다.

철없는 과장이 업무 로드는 많은데, 마음만 좋지, 인원을 보충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K의 이야기에 나역시 흥분하여 바로

J의 방에 들어가 대판 싸움을 했던 것이다. 그 큰 사무실에 싸우는 소리가 들리도록 큰 싸움을 한 것이였다.  그날자로 사표를

내고 나왔다. 임원회의에서 오너측 임원들이 서울사무소로 발령을 내다는 것을 사양하였다. 하극상의 책임을 지고 말았다.

 

그 뒤  외국생활등 여러가지 이유로 K를 만나지 못하다, 10 여년전부터 이따끔씩 후배들 모임혹은 업무로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K도 H그룹의 총무부장까지 하다, 나와서 다른 직장 혹은 사업을 하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다행이 두 아들중 한명이 K가

우리회사 들어온 후 삼성 중공업에 전공에 맞게 취직을 했고, 막내는 군에 있다고 들었다. 간혹 점심시간에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혹은 몇 친한 후배들 모임에 함께 참석하여 소주도 하곤 했지만, 회사서 위치가 달라, 회사일은 건드리지 않고 지냈다.

 

아직 건강하고 활동적인 사람이라, 6개월 전 회장님께 말씀드려 보았는데 나이가 많다고 움직이지 않으셨다. 얼마전 6년정도 근무하던

총무부장이 나가고 후임으로 삼성전기에 근무하다 나와 자기 집사람 일을 도와주던 L차장이 들어왔는데, 일도 잘하고 장교출신답게 책임감도

있었는데, 회장님과 코드가 맞지않는지 2개월만에 사직하여,  공백이 있길때 지난 주말쯤 다시한번 권의를 한 것이다. 어제 아침에

불러서 면접을 하고, 회장님께서 결정을 하신 것이다. 본인이 알아서 하겠지만, 회장님과 코드를 맞쳐서 몇 년 잘 했으면 좋겠다.

 

K와 나와의 경우처럼, 살다보면 질긴 인연이 있다. 이번에는 K보고 총무부장 오래 할려거던, 절대 나에게는 회장님의 일이나 총무관련

일은 보고하지 말라고 했다. 부사장과 코드를 맞쳐 잘 하라고 했다. 직장생활 그렇게 오래 할 나이는 아니지만, K땜에 두번다시 윗사람

방문을 차고 들어가는 愚는 범하고 싶지는 않다. 그럴 나이도 나이지만 말이다. K의 화이팅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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