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만한 스쿠터가 조용한 시레마을 길을 천천히 오고 있다.
빨간 스쿠터, 장애인인 듯한 사람이 타고 있다. 몸을 오른쪽
왼쪽으로 비틀면서 무엇인가를 꺼내고 있는 듯하다. 워낙 천천히
오기에 자세히 보니, 앞 핸들에 붙은 철망의 작은 상자에 꽃이 수북히
꽃혀있다. 언뜻보나, 자세히 보나 들꽃이 틀림없다.
꽃을 좋아하시나 보다, 몸도 불편하실텐데 꽃을 꺽어 앞에 꼿고 다니시는
것을 보니, 꽃에 정이 있어, 마음붙이는 것같다.
가는 것을 보고 좀 더 바람을 쏘이다가 회사쪽으로 오는 데 앞에 차가 두 세대
서행을 하고 있다. 근접해보니, 예의 그분이네. 천천히 가다보니,시레길에서 벋어난
2차선의 대동길엔 반대편에서 오는 차들이 많아, 그 차들을 보내면서 스쿠터를 비켜가고 있네.
생각해본다, 들꽃을 갖고픈 작은 기쁨. 생활의 환경에 따라 조끔식 변하는 욕구와 기대.
환경적인 동물인 인간이 자연과 함께 하는 지혜를 가질때는 순수하다. 들꽃을 실은
작은 스쿠터를 백 밀러 안에 두고 달려왔다. 붉은 스쿠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