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무실 정문에 서서 공원들이 퇴근하는 것을 바라보곤 했다.
그들이 생활의 활력을 찾아가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자전거를 타던
많은 고참들이 이제는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
2002년 봄 나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작년 가을 휴가 때 한국에 가
본사 회장에게 "명년 봄 주주총회까지 근무하고 그만 두겠다"고
이야기 한 것이다.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본사와의 불편한
관계는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벼운 중은 단지 떠나고 싶었다.
아직도 화려한 불빛과 지나는 행인들의 오토바이 물결이 끝나지
않는 사이공의 밤. 친구들과 마지막 술잔을 나누고 자리를 떴다.
공항에 도착하니 사무실 직원들이 나와 있었다. 누가 누군지 다 생각이
나지 않지만 다들 웃으면서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밤바다의 썰물처럼 조용히 탄손누트 공항을 빠져나왔다. 나는 떠나고
미련은 추억의 몫으로 남긴 것이다.
(책, ' 사이공 사이공'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