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4살난 손녀와 사위를 뒤에 달고 쪼롱쪼롱 문을 열고 들어온지 3주가 지났다.
두째 애를 낳기위해서 친정으로 온 것이다. 항상 집 사람과 둘만 살던 집안이 난리가 났다.
더우기 사위와 딸은 밤 늦게까지 거실을 차지하고 있다, 아침 늦게 그것도 아주 늦게 일어나고
손녀는 왕성한 기력으로 밤 한시에 잠들어 아침 6시-7경 일어나면 하루종일 삐대고 논다.
일찍자고 출근땜에 새벽 5-6시 일어나는 우리와는 너무 차이가 많아 생활의 리듬이 섞이어
거의 혼돈 상태다. 컴푸터는 손녀의 노래나 영화 CD에 점령당해 때때로 고장이 나고, 함께
놀아준다고 우리는 거의 혼이 나가는 지경이다. 귀여워 좀 보다가도 지치곤 한다. 그래도
뿜어나오는 손녀의 생동감에 집안 분위기는 살아있는 느낌이다. 복잡해도 그것이 한시적이니
웃으면서 손녀와 놀고 있다.
딸은 드디어 어제 오후늦게 사위와 함께 병원에 입원하러 가고 집사람과 나는 손녀와 함께
밤 한시까지 뻗되었다. 도저히 잠들지 않은 왕성함에 기가 찰 지경이다. 노래와 춤, 장남감
레고 쌓기, 그림그리기 , 요가 -운동(?)은 잘하고 있으나 맞추어 줄려니 지치고 만다. 겨우 겨우
밤 한시경 집사람이 재우고 늦게 잠이 들었다. 아침 사위와 집사람이 교대를 하고, 나도 출근 하면서
병원에 들러 딸을 보고 왔다. 아직 진통은 있으나 좀 더 있어야 한단다.
이글을 쓰고 있는동안 딸애는 출산의 고통을 느끼며 애를 쓰고 있을 것이다. 새 생명을 태어나게
하는 것이 그리 쉬우랴, 오직하면 자연의 새 순을 틔우는 봄을 잔인한 4월이라고 시인은 노래했을까
내 딸을 키울때는 정말 모르고 지나갔는데, 아니면 지나간 세월이 쉽게 잊어버린 것일까? 딸애를
시집보내고 손녀를 낳고 키우는 것을 보면서 여자들의 어려움을 알고 대단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딸애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출산을 하여, 귀엽고 건강한 둘째를 가지기를 기원한다.. 이제는 확실히
영감 할매의 세계로 들어가야 될 것같다.그것이 순리겠지..그렇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 태어날 것같은
둘째를 빨리 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