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가는대로 퇴근하고 바로 집으로 왔다. 보건소 코트 가서 어느 클럽에 가입할려다 오늘은 해운대 바람이 세어 일단 미루고, 새로 생긴 베네키아 호텔 사우나에 가서 목욕을 하고 간단히 산책하고 들어왔다. 테니스 레슨을 받기 싫어 한 달이 좀 못되었지만 그만 두기로 했다. 불편한 시간과 손목,발목이 아파 집중적으로 쳐 무리하고 싶지 않다. 산책에서 돌아오는 길, 회전초밥집에 있던 박고문 부부를 만났다. 박고문의 손에 이끌려 함께 앉어 아사히 맥주 두 잔 마시고 담소했다. 아들이 해병 나온 것을 자랑하는 분이다.작년 환갑파티를 했는데, 개인 사업을 하는 분, 카리스마가 있어 회원들을 휘둘렀다고 한다..지난 일년간 클럽에 나오지 않고 있다. 나에게는 깍듯히 하고 잘 따른다. 시간을 주면 집사람과 함께 식사를 초대하고 싶다고 한다. 전에도 몇 번 저녁에 전화가 왔는데, 나와 시간이 맞지 않았었다.
도반이 누구냐?고 오늘 옛 산우가 카톡이 왔다. 오랫만에 블로그를 보고 묻는다. 중들, 혹은 국선도등 함께 수련하는 친구를 가르키는 말인데,한의 도반이라고 설명해주며 웃었다,까칠하기는 하고.. 산우와도 산행을 안한지 꽤 오래 되었네. 몇 년전 수술 한 이후로, 그리고 각자의 생활에 매달려 살다보니, 그렇게 흘러 갔나 보다. 그래도 에베로릿지를 두 번이나 함께 오른 코드가 맞는 동행이였는데. 중요한 것은 생활이지,취미가 아니며,현실에 따라 변함을 이해한다.
바람이 센날 자켓의 깃으로 올리고 걷는 기분이 좋다. 바람을 마주치며 그 속을 헤치고 가는 굳건함을 좋아한다. 코드가 맞는 친구가 있다면 찾아가던 그런 날들이 좋았고,
지금도 그렇다. 전에는 바에 앉어 이 친구, 저 친구 불렀지만, 이제는 불러도 바로 뛰어올 수있는 그런 환경들이 아니니, 우선 나부터 가능한 그런 기분을 잠재우며 현실에 리듬을 깨기 싫은 것. 이번 봄에는 그래도 몇 군데 들리고, 몇 번의 산행을 실행하자. 괴산의 박형 집과 재오개리도 구경하고, 고교 친구들과 해운대 울산 고속도로로 경주로 갔다, 감포에 들러 회와 게를 먹기로 했고, 철쪽이 필 때 지리산에 가자던 친구의 손을 잡고 , 또 외롭고 마음 잡지 못하고 당황하던 나를 부축하고 용기를 준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자. 내가 혼자 뛰어서 서 있는 것이 아님을 생각하고, 친구 동료 선배들을 잊지말자..
아침,대동 시레 마을을 들러 노지의 토종 초벌 정구지를 주문하고 왔다. 아주 춥다는 시레의 산비탈에서 인동한 저 정구지의 푸르고 풋풋한 기운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들에게 봄 선물로 보낼까 보다. 시레의 엄동설한을 이기고 땅으로 올라오는 저 정구지의 뿌리는 거친 세상을 살아온 우리들의 열정처럼 검붉고 싱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