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119 06.06.22 13:41 http://cafe.daum.net/marinemountin/GfS3/5
가슴에 엉어리진 생활의 녹을 토하면서 올라서는 바위 저쪽 계곡에 아직 얼음이 하얗게 폭포되어 있다. 잔설이 아닌 얼음이라 고산의 봄을 느끼게 한다. 날씨도 좋았다. 32명이 출발한 석골사입구 , 한 20분 걸어 인원 점검을 할때 , 서울에서 내려와 동행하는 회장님의 처남,처제의 멋진 모습이 함께 어울려 왔다.
산이 좀 높다고 생각했는지 노병중 몇이 빠진 것같다. 아마 결혼식이던지,아니면 전번 주 시산재 때 철없이 술병으로 변한 늙은 후배의 꼴이 보기 싫은지 모르겠지만 , 이제 부터 뿌리를 갖도록 노력해야지 하면서 처음 참석한 (전날 술로 꼬셔서 오게 한) 후배며, 친구인 전 재웅 234기와 함께 후미에 붙었다. 익히 알다시피 산길은 처음부터 가팔라 왠 숨소리들이 그렇게 큰지, 특히 여성해병들이....군데 군데 이름모를 노란꽃과 철죽, 민들레등이 아름다웠고 멀리 도시에서 떨어져 있는 고적한 산의 공기는 정말 좋았다.
중간에 쉴 때 한 여성해병이 배를 깍다가 다리까지 깍아서 피가 나온다. 피까지 주고 싶은 마음은 아니겠지만 그 정성이 눈물겹다. 더욱이 감사님께서 다리를 걷어 반창고를 발라드리고 하는 모습에 가까이 가서 보니 흰 살결위에 칼 자욱으로 베어있다." 땀 흘려 피 아끼자" 하는 해병 훈련소의 구호가 생각났다. 마음만 있다면 피라도 흘려서 고지를 탈취해야지. 고지가 저긴데 하며 그 여성해병은 미소를 띠웠다. 가방을 받아 줄까요? 해도 외면한다. "니는 '임마' 꼬라지도 보기싫어 술병이니...." 하는 것같다.
정상에 오르니 가슴이 확 틔워, 4월의 노래가 생각났다. 선두와 말미의 차이가 제법나는 데, 친구인 전사장이 악전 고투끝에 정상을 밟다. 그 기분 말 안해도 안다. 정상주가 돌고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니 한 여성 해병왈 해병 산악회는 요즈음 정상주도 없나? 하는 것이 아닌가? 야 해병들아 제발 좀 사람 챙겨라! 그렇다고 너무 튀지말고 누구 몇사람처럼.
남명으로 내려오니 산 기슭은 밭 사이를 옮겨다니는 봄의 기운, 그 나무와 정경, 일품이였다. 전사장이 사과 한상자를 사서 내려오는 회원들을 위해서 제공했는데, 이름은 모르지만 한 여성회원이 칼질을 너무 잘한다. 다른 데 써지 마시도록. 서울에서 KTX타고 내려 오신 회장님의 처제와 처남들이 하산주를 쏜다고 식당에 들어가 동동주, 토토리 묵, 지찜 등을 풍성히 주문하여 손수 나르고 있다. 총무와 여성 해병들이 도우고 술은 계속 돌아가는데 , 저쪽에 좀 목소리가 큰 친구도 있네. 여기는 말이 없어도 다들 한 수하는 사람들이니 앞으로는 소리좀 줄여보세!!
회장님의 처제/처남-서울 분들 감사합니다. 음식값이 이제 생각하니 꽤 나왔을 턴데 ... 허긴 서울에 부동산 값이 올라 자주자주 내려와서 쏘도록 하세요(Joke). 부산에서도 회를 뜸뿍 담아 택배로 보내 드릴께요.요즈음은 도다리가 철이니.
생각하면 이 산악회를 위한 회장부부의 정열은 끝이 없는 것 같다. 특히 히란야님, 해병 산악회에 생명을 마친 분같은 생각이 들어 보기에 애처럽고, 저 스스로 부끄럽다. 산행대장 우천씨 그리고 총무님, 좋아하는 이 태영 사장 그리고 이름도 모르고 그냥 좋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려도 받아 줄련지? 김 흥수 고문님께 술병의 죄를 무릎굵고 빌고 싶은 마음입니다. 일부 해병들, 제발 저에게는 술좀 그만 주라!! 술보다 다른 것을 더 좋아한단다.
운문산 산행은 해병 산악회에 온후 가장 돋보이는 멋진 코스이고, 모든 회원들이 조직적을 협조하며 잘 움직인 것같은 생각이 들어 행복했다. 특히 친구인 전사장과 1993년도에 한국인이 많지 않던 그 시절에 해한의 탄숀누투 공항으로 입국하여 사이공 거리에서 함께 딩굴던 이후, 여기 운문산을 함께 오르니 감회가 새롭다.
산이 저기 있는데 우리가 가지않을 이유가 없다.
해병산악회의 발전을 위해 작은 마음을 던지야지, 술은 그만하고... 좋은 분들 감사합니다.
(회장님 처제와 처남) (해병 후배 전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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