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3월 송사.
산같이 산과 같이
2021. 3. 27. 22:53
애들이 다녀갔다. 덩치 큰 몇이 떠들다 자기 식구들 챙겨서 가고 나면 내 마음에 남는 것은
애들의 뒷모습. 아련한 기분이 든다. 뭔가 다 주지 못하고, 다 준다고 시원한 것도 아닌 그런.
마지막 주말이라 봄 나들이 나가는 차들이 달맞이 언덕으로 정체되어 있다. 벗꽃이 만개되어
꽃 나들이 가는 것 같다. 저녁부터 빗방울이 떠더니 밤엔 비가 나리네. 하루가 어쩌 지나갔나?
3월도 가고 4월이 기대된다.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탄다는, 잔인한 4월의 산 자락에 오르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냥 나그네로 서성이는 마음같이 산도 아직은 애매한 색갈이겠지.
그래 찾아주던 사람의 모습도 가고 기억도 지워버린, 인연은 작아져 간다. 님의 말처럼 작은
인연의 소소한 이야기도 마름되어 간다. 세월속에 사라져 가는 것이 우리들의 엣정뿐이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