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바다
석가탄신일, 작년까지 근무하였지만 금년부터 연차를 많이 사용하자는 회사의 기본 방향으로 휴무하기로 했다. 새벽 일어나 미포 선착장에 나가 보았다. 생기는 넘치는 아침이지만 젊은 사람은 거의 볼 수가 없다. 속속 들어오는 배에서 싱싱한 활어들을 꺼내 팔고 있다. 통발,그물망 등 다양한데 전부 자연산으로 싱싱하다. 저렇게 살어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장미엄나 배에서 바로 꺼낸 싱싱한 해삼과, 곡성1호 아주머니에게서 잡어 매운탕꺼리와 회 포를 떠왔다. H원장이 제철이라고 사고 싶다는 자연산 바다장어를 막 장미엄미 배에서 떠 와 다라이에 붓고 있다. 가까이 있다면 내가 사서 좀 전달해 주겠지만 퍼덩 퍼당 뛰는 장어처럼 아쉬움이 있네..매운탕 거리는 앞집 지인에게 주라고 해 회 감과 함께 갖다 주었다.
부처님 오신날, 고기를 잡았으니 살생이다. 미안한 일, 그러나 어차피 잡은 고기는 누가 사도 사 가는 것이니 고통을 주지 말고 빨리 처분해야 되는 것으로 위안 삼자. 석가는 검소하고 생활적인 것을 강조하고 예식이나 부산한 것을 싫어했는데, 뒤의 사람들이 불교를 그렇게 만든 것같다. 수행하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나가면서 정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편한 것만 추구하는 종교인들, 무엇을 수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옛날 인도네시아 있다 귀국하여 피폐한 몸과 마음을 추스릴겸 통도사 수도암에 2-3개월 있었다. 성철 스님의 책을 몇 권 사가지고 들어 갔을 때, 마침 부처님 오신날이 가까워, 등을 만드는 일에 도왔던 기억이 있다.종이 꽃잎을 등에 하나 하나 붙였다. 그 정성이 뭔가 의미가 있었다. 지금은 플라스틱 등으로 다 달고 있다.
오늘은 감사하는 날, 식사를 하고 집사람과 함께 담근 술을 한잔 하는데 봉투를 하나 주네. 잠바를 하나 사라고 한다.고맙네 하고 웃었다. 오늘이 있기까지 가족의 힘이 바탕이 되고, 돌아가신 할머니, 그리고 아버님 어머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삶이다.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도 감사한다. 나를 지탱하게 해준 좋은 일, 그리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도 나의 바탕이 되고 극복의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감사한다.. 여기 저기서 생일축하 카톡이 오고, 벌써 이달은 수차례 케익을 잘랐던 것. 마음의 세월을 극복하고
다스리는 일은 나의 몫. 새벽바다의 어부들처럼, 묵묵히 나의 길로 가는 것.^^사위,딸, 손녀들이 화상전화로 축하송을 부르고 있다. 어버이 날에 왔다 가고 내일도 등교해야 되니 오지 말라고 하였다. 딸이 얼굴을 꾸미고 전화기에 나왔네.. 언제 봐도 미인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