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어제 저녁에 양복위에 입을 바바리 코트를 살려고 신세계 나갔다가 빈손으로 왔네. 별로 마음에 드는 것도 없고 가격은 엄청 비싸네.
좋은 물건들이 쌓인 백화점을 돌아 보면, 명품을 걸친 여자들과 젊은 아가씨들이 많다. 눈에 보이는 것이 그런 것이니, 돈의 필요성이
지나쳐 엉뚱한 짓들을 하기도 한단다. 범람하는 물질 유혹의 세계에서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자신의 처지에서 검소한 마음을 지녀야
되는데 유행이라는 분위기에 흽쓸린다. 속에 든 것은 무개념인데 모양만 어른 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 지면 사회는 혼탁해 진다.
12월의 회사는 좀 조용하지만, 인사문제, 연말 실적과 포상문제, 그리고 앞으로의 살아야 할 신년도 계획과 전망 등등이 조용하게
준비되고 있다. 연말만 되면 포상문제에 대한 이런 저런 의견들이 있었지만, 금년에는 한 발 물러서서 꼭 필요한 부분만 확인하기로
했다. 회장님도 아들 둘을 전면에 앞세우고 처남도 있는 친청체제의 가족회사로 꾸미고 있지만,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지 새끼들에 애착이 많은 바보 부모의 일반적인 모습이다.똑똑하신 분인데 자식에 대한 개인적 욕심이 지나쳐 판단히 흐려지고 있다.
성혜가 결혼을 한다고 혜의 모친이 집사람에게 전화가 왔다.1월 13일 토요일이라 우리 가족들이 서울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딸애의
초등학교 친구며 그 부모들과도 형제처럼 가깝게 지냈지만, 부부가 교직에 은퇴하여 계시던 중 ,혜의 아버님이 당뇨와 치매로 돌아가신
후에는 ,혜의 결혼도 늦어 서로 연락하기에 부담이 되었는데 잘 되었다. 혜의 외사촌의 친구라고 하고 동갑으로 서로 잘 아는 사이란다.
참 세상살이 덧없다. 혜의 부친이 살았으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서울로 옮긴 후, 어느날 내가 꿈을 꾸었는데,그 즈음 돌아가셨다고 했다.
오늘을 쉴까? 아니면 장산이라도 갈까? 생각중이다. 날씨가 흐려 비도 온다고 하며 좀 을씨년스러운 날씨다. 소소한 일들을 찾아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