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아침

산같이 산과 같이 2017. 10. 18. 07:58

 

요즘은 출근 하면서 양산 휴게소 대신 초선대 마애불 옆 계단에서 간단한 체조를 하고 온다. 정기적으로 절에 시주하는 일은 없지만, 산행길에 ,혹은 신세나 인연이 있은 절에는 기회 되면 인사 삼아 시주를 한다. 초선대 마애불을 마당 한쪽 담으로 두고 있는 금선사 안에 가끔 들어가긴 했지만, 아직 대웅전에 들른 일도 없고 시주도 하지 않아 조끔 마음의 부담이 있었는데, 오늘 아침 절에서 공양을 담당하는 것 같은 늙고 왜소한 할머니가 나오길래 인사를 하였더니, 다가 와 말을 부친다. 그 분도 운동삼아 근처에 산책하러 간다고 한다. 마침 차 트렁크에 추석 때 이고문이 갖다 준 유과 한 박스가 있어 드리니, 스님이 좋아하시겠단다. 좀 마음이 편해졌네. 이 글을 써면서 생각하니 절에 의지하여 사는 초라한 행색의 그 할머니에게 다음에 보면 뭔가 해 드리고 싶다.. 전에,돌아보면, 통도사 수도암에 한 달 있을 때, 그곳에 일하시던 공양주 할머니가 생각났다. 삼시 세끼를 항상 몇 하숙생을 위해 밥을 해 주시던 분, 나이가 들어, 철이 들고 당해보니, 아침 저녁 일찍 일어나 그렇게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 당시엔 재정적으로 그렇게 넉넉하지 못했지만, 마음만 있다면 작은 성의라도 해 드렸을텐데, 그런 생각이 들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도 고마움, 감사의 마음을 갖지 못하는 곳이 얼마나 많은가? 반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