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L 자 발음.
한국에 살며 한국인과 처음 만났을 때 듣는 말은 대부분 비슷하다. 제일 먼저 듣는 말은 ‘한국어 잘하네요’이며, 다음으론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라는 질문이다. 물론 모든 대화의 마지막은 ‘그런데 한국어 진짜 잘하네요’이다. 재미난 점은 내가 몽골 사람이라는 사실을 또박또박 말했을 텐데 한국인은 ‘몽골’을 ‘몽고’로 발음하는 것이다. 처음엔 몽고에 대한 정확한 뜻을 몰라 그러려니 했다.
얼마 전 학과 교수님과 함께 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교수님은 몽골과 관련한 질문을 할 때마다 몽고라고 발음했다. 몇 년 전부터 몽고와 몽골에 대한 정확한 뜻을 알게 돼 가급적 잘못된 발음을 고쳐주고 있다. “교수님께도 ‘몽고’가 아니라 ‘몽골’ 이렇게 말씀해 달라”고 부탁했다. 몽고와 몽골의 뜻이 많이 달라서다.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를 겪었다. 당시 일본 사람들이 조선인을 비하해 ‘조센진’이라 불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몽고 또한 이와 비슷한 느낌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선 몽골의 정확한 의미를 알아야 한다.
몽골(Mongol)의 국가 이름은 영어로 ‘Republic of Mongolia’로 표기한다. 단어 속에 알파벳 ‘L’이 있다. 하지만 많은 한국인은 ‘L’ 발음을 하지 않고 몽고로 부른다. 이 경우 단지 글자 하나만 사라졌을 뿐이지만 의미까지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은 몽골과 달리 한자를 쓰는 나라이며 대부분의 단어를 중국에서 표기한 대로 쓸 것이다. 중국은 수천 년 전 흉노시대 때 몽골로 인해서 수많은 전쟁에 시달려야 했고 고생도 많이 했다. 만리장성도 결국 흉노가 무서워 만들었던 것이다. 이런 민족이니 과거의 중국 입장에선 몽골이 싫고 비하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몽고(蒙古)다. 우매할 몽(蒙)과 옛 고(古)를 조합한 단어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선 이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수차 이야기 한, L자 발음에 어느 몽골출신 대학원 여자가 신문에 지적하여 놓았네. 몽골리아(몽골). L 자를 우리가 잘 발음하기 위해서는 앞에 L자 발음을
한번 더 붙여야 된다는 것이다.. 즉, collect, correct를 보면 앞은 콜렉트, 뒤는 코~렉트가 된다 . 즉 몽고리아가 아닌 몽골리아 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