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람
자다가 배가 허전하여 일어났다. 9시에 잤는데 아직 10시반도 되지 않았네. 거실로 나와 생각하다 부엌의 냉장고 문을 여니 먹을 만 한 것은
우유가 눈에 띄어,1분간 데워 견과류,김과 함께 먹었다. 오늘 저녁 회사서 바로 와, 집에서 간단히 먹고 아픈 어깨도 풀겸 파라다이스 목욕을
갔다 와, 쉬다 잠을 청했던 것인데 잠간 자고 깬 것이다. 컴을 켜고 이것 저것 보고 있다. 요즘 중심이 좀 멍한 안정이 안 되는 것 같은 기분.
세월과 건강과 그리고 마음의 바램등이 조정되지 않고 조화되지도 않는 요즘, 정초부터 병치레를 하고 몸 조리를 하고 있다. 그래도 친구들에
하여야 될 일,내가 갖쳐야 될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주는 금요일 사금회를 초청해 놓았고,토욜은 테니스 클럽의 이 회장의
회갑연에 가기로 했다.회사는 정초부터 바쁘게 돌아가고, R&D센터가 본사로 옮겨와 책임감과 분위기에 먼저 퇴근하기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맑고 향기나는 한 해를 만들어 가자고 마음으로 다짐하고 있다. 돌아보면 2016년 한 해도 의미있고 보람된 한 해였다.치열하였지만 성숙하고
많은 것을 이룬 한 해라는 생각이 든다.욕심에서 벋어나고,작은 욕망을 버리고 가치관에 따라 결정한 해였고, 친구들의 입장을 이해하려 했다.
회사도 사업이 비교적 좋았다. 본사는 최고의 실적을 이루었고, 많은 임직원들이 진급한 해이기도 하다.노후를 대비한 지나친 욕심도 없었다
지난 한 해는 유달리 등산을 많이 하였다. 일요일은 거의 산에 올랐다. 지리산 천왕봉 산행은 잊지못할 즐거움이다. 법계사 뒷편 우물의 맑은
물 한 모금은,그리고 정상 아래 바위에 쏟아 나던 그 물 맛은 잊을 수 없다. 정상부터 발목에 이상이 있어 장터목으로 천천히 내려 오는 길에도
웃음으로 이끌어준 산우가 있어 좋았다. 말 할 수 없는 많은 일들과 기억들이 돌아보면 보람도 아쉬움도 이제 추억들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
(세월의 흐름속에 우리는 늙고 병들어, 옛 시절의 반의 반도 안되는 술에 취하지만 그 분위기를 외면하지 않는다. 그 시간이 오래가지 못해도
친구들 있어 좋다.S와 동기들과 함께 한 송년회는 세월을 안고 와서 아픔을 확인하고 돌아간 밤이였다.사랑하던 친구들이 세월속에 작아지고
나 또한 작아져 버렸다. 그래,현실에 외람된 나의 모습이 나도 낮설다. 이 낮설은 것,그래도 살아있다는 것이 매우 고맙지만 비굴하진 않는다
11:55, 이제 다시 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