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사람들

산같이 산과 같이 2016. 11. 30. 08:30

집사람이 일요일부터 심한 감기에 집에서 조리 중이다. 어제 집에 막 도착하니 인터폰이 울려 보니, "저, 연혜에요" 라고 한다.

남해에서 펜션을 하고 있는데, 남해 읍에 나갔다, 집 사람이 감기로 아파 누워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 가서 유자차를 만들어

차를 몰고 부산에 온 것이다. "뭐 하는 짓이고? 남햬에서 먼길을 .." 하고 나무라니 "형님 이 아픈데 그냥 있을 수 있나요?" 한다.


연혜씨는 이미 30년이 다 된 '한마음 테니스 여성 클럽'원년 멤버다. 일년에 한번 씩 부부가 나와 송년 테니스 모임을 몇 번 하기도 했는데

연산동 테니스 코트에서 몇 회원들이 해운대로 옮기는 바람에 해운대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집-이사 등 원년 회언들은 몇 사람 되지 않고

새론 회원들이 많이 참가하였다. 집사람이 15년 동안 회장을 하다, 물러주고 고문으로 있지만,원년 멤버들은 한 달에 한번 친목계로 만난다.


연혜씨는 1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아들과 함께 남해에 들어 갔지만, 원래 여군 하사관 출신답게 씩씩하다. 전에는 테니스도 잘 쳤는데

이젠 치지 않고 계에만 참석하지만 올 때 마다 남해서 재배한 채소, 계란등을 집에 갔다 놓고 간다. 집사람과 특히 돈독한 관계라 우리가

'일편단심 민들레'라고 부른다. 시골 바닷가 산쪽이라 쫑이를 자연사 시킬 상황이 되었을 때 자연속에 두고 싶어 남해에 데려갔던 것이다.


남해에서 유자차를 만들어 달려오는 그런 마음이 너무 살겹다. 산다는 것, 정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사람과의 관계가 제일 중요한 것.

한 달에 한번씩 하는 한마음 모임에는 이미 암으로 투병을 한 두 사람이 나온다. 머리가 빠져 모자를 써고 양산에서 차를 몰고 온다는 Y는

림프암 치료후 아직도 테니스를 치고 있지만 옛날 같지는 않다고 한다.똑 뿌러진 성격의 H는 유방암 수술 후에도 여전히 까칠하다고 한다.


마음 고생이 병을 유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양산 하북면의 부자 전원 주택 촌에서 KT에서 은퇴한 남편과 몇 년 살던 Y는 산좋고

물 좋다는 그 곳에 살 때 병을 얻었는데, 집을 팔고 나와서 이제는 양산 신시가지 아파트로 이사 후 하는 말이,부자촌 올라가는 도로가 6M 라

청소차가 돌리지 못해 마을 밑에서 수거해 가니 신경을 많이 써고 사람들끼리 쓰레기 땜에 싸움도 잦았는데 이제 벋어나 속이 시원 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