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출근

산같이 산과 같이 2014. 11. 5. 08:33

지하철을 타고 오는 날이면 옷과 화장품등  더욱 신경을 쓴다. 나이가 들어 누추한 분위기를 남들에게 주지 않도록 조심하고

냄새가 나지 않도록 식사 후 치솔질을 더 깔끔케 하고 집을 나선다. 옆 자리 사람들의 라면 냄새, 혹은 반찬 냄새등을 느끼는

경우를 많이 접하니 나 역시 조심을 해야한다. 젊은 이들이나, 옷을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많이 타면 차 안이 밝은 분위기다.

 

어쩔수 없다. 그러나 새벽의 열차는 항상 일찍 일어나 찌던 얼굴들 혹은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아파트 경비원들,

일찍 출근 하는 샐러리맨들과 작업 인부들이 많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생활의 전사들이다. 대부분 피곤한 모습이지만

간혹 일찍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면 청춘의 에너지를 느끼곤 한다.그 자유스러운 언행을 보면서 부모들의 언덕도 생각해 본다.

 

평소 과묵하지만 오늘은 동생들 자랑에 K가 열을 올리고 있다. K의 동생들은 비교적 사회적으로 안정된 직장, 사업을 하고 있어

K도 마음이 든든한 것같다. 연산동에서 K가 내리고 옆 자리에 다행히 체구가 작은 말쑥한 남자가 타는 것을 보고 나는 졸기 시작해

정신을 차린 곳이 구포 역이다. 이곳에서 부터 열차는 지하에서 밖으로 나와 낙동강 다리를 건너니 힘차게 흐르는 강 물결을 본다.

 

월요일처럼 회사에 전화하지 않고 김해대학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10분쯤 걸었다. 앞에 어떤 여자분이 가는데 걸음이 빠르다.

길을 건너 이쪽에서 빠른 걸음으로 걷는데도 평행을 유지하고 있네. 등산을 갈때 젊은 산꾼들이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 내가 그렇게 느린 것인가? 직립보행, 걷을 수있다는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갈망의 대상이다. 감사한 맘으로 걷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