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산행
어제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니 , 신문에 난 기사를 보고 집사람이 겨울 산행에 주의하라고 한다. 유명한 종합병원의
병원장을 하신 64세의 교수가 신불산쪽 금강폭포의 근처에서 추락하여 헬기로 119구조대에서 병원에 옮겼으나
돌아가셨단다. 우선 고인의 명복을 빈다. 산을 좋아하는 분이신것 같은데, 정초에 사고를 당한 것이다.
내가 아는 금강폭포는 영축산과 신불산 사이의 가천리에서 올라가면 군인 사격장 위 산속에 있다.주위 산행코스로는
에베로릿지와 아리랑릿지가 있고, 또 두 릿지 사이로 해서 평탄하게 신불평원으로 올라가는 길도 있다. 아리랑 릿지는
기술등반 코스고, 에베로릿지는 장비없이 밧줄과 바위를 잡고 올라가는 일반 코스로 근교에서는 매우 위험한 코스다.
내가 마즈막 에베로 릿지를 올란것은 2년 정도 된 것같다. 4명이 함께 올랐는데, 마지막 암벽에 밧줄이 끊어져 있어
같이간 테니스 회원인 조선생이 걱정되었지만 내려 올수는 더욱이 어려웠다. 같이 간 산우를 바위 오른쪽으로 붙어
길을 열라고 하고, 뒤에 내가 올라가고 다음에 조선생의 팔을 끝에서 잡아 올리고,마지막에 그 남편이 올라왔다.
여름이였는데 그날은 빗방울도 뿌려 천성산쪽으로 갈 생각이였는데, 간월공룡을 같이 올랐던 조선생부부가 스릴있는
코스인 에베로릿지로 가자고 해, 반신반의하며 올랐는데 역시 마지막이 난관이였다. 이 코스는 그날 같이 간 나의 산우가
2008년 봄에 다른 팀들과 먼저 올라보고 산행의 절정을 맛보았다고 해서 안내를 받은 후, 혼자서 4-5번 오르기도 했다.
산은 항상 많은 것을 품으면서도 오르는 자가 실수를 하면 냉엄하다. 자연의 법칙이다. 산에서 방심하여 실수하면 자칫
생명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만 7년전 땅밑이 얼은 것을 모르고 겨울의 산에서 술을 마시고 넘어져 발목뼈 3개를 골절한후
후유증을 앓고 있다. 작년 가을에 에베로릿지를 한번 더 갈려다 못갔는데, 산에는 겸허하고 조심하라는 맘아픈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