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목욕이나 갈까? 좀 더 잘까? 하다 결국 일어났다. 어제 저녁밥먹고 달맞이 언덕을 돌고 내려와 잠깐 TV뉴스를 보다
일찍 잤더니 아침이 개운하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하루가 길다-라고 돌아가신 할머님이 말씀하셨다. 그렇다.
이것 저것하다가 몇 년전 글들을 보니 새롭네. 항상 이즈음에 미국 출장을 갔는데 그곳 사진을 보니 단풍이 아름답다
과거에 매달려 돌고있는 정치가 지겹드시, 너무 지난날의 일들만 생각하면 머무르게 되니, 추억으로 미소짓는 여유가
필요하겠지.최유나의 노래처럼 '당신이 추억이라 미소지을때~~"하는 그런 뜻이 아니라 오늘에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내일의 과거가 되는 것이니, 오늘이나 내일,따지고 보면 어제까지 다 같은 것이지만 중심은 오늘에 있다는 것이다.
젊은 K전무가 사직한다고 말들이 있다. "중간에 떼돈을 벌수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회사에 남아 열심히 한 지금, 생각하니
현재의 Pay가 작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미래가 불투명해 사직하고 외국에 나가 돈을 모아야되겠다"는 사직의 변이
높은분의 비위를 건들어 두 사람이 나를 중간에 놓고 설왕설래 하고 있다. 월급쟁이 하기 싫으면 절을 떠나면 된다-던지
월급쟁이의 최대 희열은 사직서를 던질때의 기분-등 회자되는 많은 말들이 있지만 우리회사에서 17년 근무한 것을 항상
자랑하던 K-전무의 마음은 이해가 된다. 회사는 17년전에 비해 10배이상 신장되었고, 물론 대리로 입사한 그도 작년에
전무가 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받는 기대감은 못한 것이다. 중소기업의 대부분이 오너와 그 가족의 위주로 도니 그렇다.
한달 전 조직개편때 나에게 먼저 운을 띠우길래, 그러지 말고 좀 더 실무에 붙어서 그의 분야인 생산쪽에 더 집중토록
하라고 하며, 부장이 혼자가는 중국 출장을 같이 가서 한 열흘 기분을 전환하라고했더니, 사정이 있어 출장을 안간다고 해
K전무밑의 이사와 부장을 지난주 출장을 보냈는데, 이번 주 사직의 뜻을 오너에게 보냈던 것이다. 나에게 copy도 없이.
좀 이상한 것이 오너의 회신은 나에게 copy가 되었는데 그기에 K전무가 보낸 메일은 없이 답장의 내용만 있다. 아마
서로 두사람만이 알고 약속한 어떤 부분이 있는 것같은 생각이 드네. 어제 K전무가 회장님과 면담한 내용을 이야기하며
정식 사직서를 낸다고 하길래, 마음이 결정되었다면 단정한 태도로 깨끗하게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충고해 주었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아름답다고 했다. 그러나 떠나는 복잡한 마음을 안으로 삼키고 의연한 뒷 모습을
보이는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여러경우를 보지만 역시 돈과 분위기다. 돈이 충분치 않아도 분위기가
좋으면 되는데, 월급수준은 괜찮지만 분위기가 한쪽으로 경직되어 소외된다면 그기서 오는 미래의 불안과 불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