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September
"9월이 오면-" 하고 해석한 영화 제목이 있었다. 한 문장으로 모든 것을 함축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도 간혹 그 문장을
기억해낸다. 가을이 들어서는 9월이 되면 하늘이 푸르게 깊어지는 것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맑고 푸르러져 이번 가을엔 무엇을
하고 싶다는 바램과 기대가 있다. 꼭이 무엇이라고 하지 않더라도 단풍과 낙옆진 거리를 걸으면서 인생과 추억을 되씹을지도.
어제는 U형님과 함께 텃밭에 들러 괴산의 박형이 지적한대로 감나무에 얽힌 칡을 제게해주고, 많이 열린 감들을 2/3 정도 따 내었다.
아직 나무가 어린데 감이 붉어지면 가지채로 사람들이 따니 조끔만 두라는 조합장 부인의 말도 있었고, 또 작은 가지에 감들이 많아
쳐지고 있었다. 감을 씹어보니 단감이였다. 대추 나무에도 대추가 커다랗게 열리어,형님의 말처럼 2개만 먹어도 배부른 정도다.
오리-구이로 조합장 집 정원에서 서늘한 공기를 마시며 식사를 하고 잡담을 나누다, 돌아오는 길에 천주교 석계묘지 할머니 산소와
아버님 납골당에 들렀다 왔다. 성묘하는 사람들이 많아 오는 길은 차가 좀 막혔지만 산소를 둘러보고 오는 길은 마음이 편하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때가 11월초 였는데, 묘지 올라가는 길가 밭에 콩잎이 노랗게 물들어 있었던 것을 쓸쓸히 바라본 기억이 있다.
이번 9월은 회사도 바쁘고 출장도 일주일 예정되어 있지만 추석 연휴가 중간에 있고 8,15,29일 비가 안온다면 가을산을 즐길수 있을
것이다. "산같이 산과 같이" 하면서도 막상 멀리 떠나려면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생활의 여유가 없어
그런지 모르겠다. 작은 마음, 소심한 마음을 이 가을엔 흘흘 벋어던지고 틈새 건너에 비친 광활하고 빛나는 가을 山河를 찾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