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산행

산같이 산과 같이 2013. 8. 18. 19:52

 

 

 

 

 

24인이 출발한 해병산악회 밀양 억산산행은 원계획과는 차질이 났지만 나름대로 즐거운 하루였다.  석골사 입구엔 차들이 이미 꽉차 큰 도로에 세워놓고 걸었다. 약 한시간이상 올라가니 알탕하기에 좋은 장소가 나오니 대부분 물속에 빨려들어가듯이 옷을 입은채로, 여자분들이 먼저 자리를 잡는다. 산행대장도 "선배님 여기서 오늘은 보내시죠"한다. 부인과 친구 부부들이 와, 그런것같았다. 결국 6명만 산위를 올랐는데 한 사람은 해병이 아닌 다른 산악회 산행대장으로 우리 산대장의 친구였다.

혼자서 먼저 올라가고 우리는 계곡에서 요기를 하고 5인(여자 3명 포함)만 올랐는데, 남녀 두 사람은 백두대간을 탄 산꾼들이지만 길을 잘못들어 60-70도의 경사를 두시간 가까이 올랐더니 억산(944)이 아니고 범봉(965)이였다. 운문산쪽은 여러번 올랐지만 억산은 건너쪽인데 20년 전에 올랐던 기억이 있을 뿐이다. 박 후배와 나는 능선을 따라 억산까지 가자고 했지만 여성들이 이미 지쳐있었다. 올라가는 길이 찾기도 애매한 길인데 중간에 산악회 리본이 끊겨 진땀을 너무 많이 흘렸는지 최근 막 백두대간을 끝낸 B여사도 내려가자고 고집한다.

 

내려오는 길도 가팔라 여성 한분이 몇번 넘어졌지만, B여사는 자기의 쌍칼중 하나를 양보하지 않아 그 냉엄한 프로정신에 놀랐다. 나는 이미 다른 한분에게 올라갈때 하나를 빌려주었던 것이다. 두 사람의 여성도 산을 잘 타는 분인데 오늘은 계곡에서 논다고 하길래 스틱을 가져오지 않앗다고 했다. 내려와 적당한 곳에 20년만에 처음으로  알탕을 했다. 몇시간 땀을 흘린후에 지친 상태라 너무 시원하고 즐거웠다. 한 30분 알탕을 하고 거의 3시가 다되어 점심을 꺼내 먹고 내려오니 이미 다리 밑에서 고기파티로 술들이 많이 되었다. 햇 사과가 그리 익었지는 않았지만 맛있어 한박스 사서 하나씩 먹도록 버스에서 돌리고 몇개 집에 가져왔다. 밑에서 물놀이한 사람들중엔 이미 취한 사람들이 있어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을 조정하기도 했지만, 고쳐야 할 우리 산행문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래역에 도착하니 평상시와 달리 술꾼들은 이미 너무 마셔 더 이상 한잔 더 -하고 붙잡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가을에 개인적으로 억산을 다시 가기로 마음 먹었다.첩첩히 둘러쌓인 산 조망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