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슴
출근 길에 대동 초등학교 운동장에 차를 주차하고 주위를 좀 걸었다. 학교 교정엔 여러가지의 고목들도 있고 또 꽃사슴과 닭 그리고 공작등을 키우고 있다. 꽃사슴의 기록엔 암컷이 같이 왔는데 암컷끼리 싸우다 죽었고 그 새끼들이란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생존의 경쟁은 치열한 것이니 할말이 없다. 노천명의 사슴처럼 긴 목을 세우고 어딘가 누구를 기다리는듯 쳐다보는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다. 숲속을 뛰어 다녀야 좋겠지만, 자연에 내어 놓아도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사슴 이야기를 하니, 딸애가 국민학교 5-6학년 정도 때, 밀양서 고라니를 한마리 잡았다고 먹으로 오라는 고교 동기가 연락이 와, 가보니 살아서 눈만 멀뚱거려 불쌍했다. 차 트렁크에 실어 집으로 와 아파트서 얼마간 함께 지냈다, 우유와 배추를 준것같다. 여기 저기 동물원에 전화를 해도 야생은 기부받지 않는다고 했다. 잘 죽으니 책임문제라고 했다. 할 수없어 며칠뒤 크리스마스 이브날 그 놈을 차에 실고 천성산 안쪽에다 풀어주었지만, 겨울을 잘 넘겼을까 걱정이 되었다.
운동장을 거닐고 연단을 보니, 옛 학창시절의 모습이 떠오르고 이제 학교에 갓 들어간 손녀의 생각이 났다. 50M정도의 달리기의 칸 표시도 있네. 그렇게 달리고 뛰며 친구들속에서 어울리며 커오는 것이다. 함박꽃 나무에 큰 열매같은 것이 열렸다. 처음엔 무슨 나무인지 몰랐는데 그렇게 적혀있다. 전형적인 시골학교의 분위기다. 오늘은 아침 온도가 어제보다 시원한 것같고, 하늘도 푸르고 높아 보였다. 가을이 저쪽에서 곧 내려올 것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