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오후의 단상

산같이 산과 같이 2013. 4. 11. 15:52

 

유리창 넘으로 나무가지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봄을 보내고 있다. 연두색의 새싹들이 바람과 어울려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다. 단지 나는 눈으로만 몸부림 치는 것을 향유하는 오후의 시간. 봄날이 이렇게 가버릴 것같은 초조함이 들어

세월 타령을 하고 싶다.

 

아침부터 서양 변호사가 쓴 15 페이지의 계약서를 읽으며 어디에 복병이 들었는지, 무엇이 missing되고 담넘어

갔는지 확인하고 나서 책 상에 일어서려니 눈이 침침하네..월급쟁이도 눈이 가면 끝나갈 때 일 것이다. 먼 곳을 보다

가까운 것을 볼려면 빨리 촛점이 잡히지 않는다. 시신경이 둔해진 것이다.

 

세월과 함께 모든 것이 가는 것이니 어쩔 것인가? 포기하고 가는 것, 좋은 말로 마음들을 비우고 간다고 하는 것이다.

비움을 다짐하는 마음의 슬픔이여! 하고 꼭 꼬집어 찾아 낼 필요은 없지만 그기까지 오는 성숙이 눈물겨운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번 일요일은 목련꽃 피는 언덕이나 올라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