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5

봄눈 녹으면

산같이 산과 같이 2013. 4. 7. 12:52

 

 

 

 

 

 

먼산 청운사 낡은 기와집, 산은 자화산 봄 눈 녹으면 느릅나무 속 잎피는 열두구비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청록파 시인의 글이 생각난 것은 차가 양산 쪽으로 들어가니 산 꼭대기에는 눈이 와, 하얗게 덮혀 있다. 그러나

그 밑 양쪽 산 비탈에는 아름다운 색갈의 나무들이 볼록 볼록 쏟아나는 것처럼 무리를 지어있어 봄이 완연함을

뽑내고 있는데... 영축산 정상 주위의 하얀 눈들은 봄을 시샘하는 것인가?

 

어제 술도 해서 아침에 좀 늦게 일어나, 비온 뒤의 천성산도 보고 싶어, 간단히 정구지와 고기를 함께 데쳐논 것을

먹고 집사람과 함께 일찍 출발했던 것. 텃밭 입구의 카도를 도는데 조합장 부인이 파 캐러 나와 있어 반갑게 인사를 했다.

참 부지런한 분이다. 조합장에게 "부인 복도 많다" 고 말하면 펄쩍 뛴다. "일 잘하는 것이 복인가요? 하고...

바람이 제법 차거워 감기 기운이 있는 집사람이 걷기가 무리라고 해, 오후에 해운대 삼포 길이나 걸을려고,

텃밭 주위와 새로 만든 다리까지 걷다가 집으로 왔다.

 

집사람을 파라다이스 정문에 내려주고 혼자 들어와 거실에서 창빡을 내려다 보니 바다 위에도 봄의 기운이 움직이고 있다.

멀리 동백섬이 동화속의 섬처럼 다가온다.

 

(룰루가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가져간 L.A갈비를 주니 너무 좋아해 밭 안에까지 따라 들어오네..전번 주 산에서 캔 청단풍이 살아나고,

사과나무 느티나무에서 잎들이 나 와 있다. 4월의 꽃 목련이 두 송이를 피우고 있다. 석류나무와 감나무는 아직 운만 나와 있다.

이번에 심은 백일홍은 아직 기별이 없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좀 더 다양한 잎을 선보여 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