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고,
회사갔다 10시 반경 나와, 양산 텃밭에 들러 조합장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어제부터 집에 와 있는 딸과 손녀들과 코스트코에서 만나기로 했다. 한시 반쯤 Kids-cafe에서 바로 오는 애들과 함께 쇼핑 후 모처럼 핫도그를 사서 먹었다. 큰 손녀는 너무 잘 먹어 좀 걱정이다. 딸애의 말로는 3kg를 빼야 된다고 한다. 얼마되지 않았는데 그렇게 살이 올라있다. 지금부터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딸에게 이야기하니 , 역시 주의를 하고 있다고 하네. 인간 하나 만들기가 갈수록 힘드는 세상이다.
예전에 매도 들어 벌주기도 했는데, 요즘 젊은 엄마들은 애들의 개성을 너무 존중하다 보니,아직 판단력이 약한데 잘못하면 이기적으로 변해 사회 적응이 어려워진다.
산책)
5시쯤 집을 혼자 나가 대로를 따라 언덕을 올라가다 청사포 갈림길에서 달맞이 길로 들어서 송정까지 갔다 오면서 전화하니 집 식구들은 목욕갔다 와 매운 닭을 시켜 먹고 있다네..아파트 근처의 기사 식당에서 식사와 생탁 한 병을 마시고 들어왔다.. 산책길에 선빈 할머니를 만났다고 집사람에게 이야기하니 철처한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손자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너무 수척해 있었다. 더구나 큰 수술 후 몸을 관리해야 하는 분인데.. 딸이 7급 공무원이 되어 자랑하더니, 애기를 낳고 친정 어머니께 부탁해 키우고 있으니 그 힘든 상황이 불을 보듯 뻔하다. 자식들이 상전이라고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부모들을 그렇게 하는 것은 보기 좋은 상황이 아닌 것같다. 생각해 보면 나의 경우는 더 한 것같다. 피덩어리를 받아 돌아가신 엄마대신 대학까지 수발하신 나의 할머니도 얼마나 힘든 생활을 하셨는지 철이 들고 나서야 그 고마움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어제 딸이 와 함께 있지만 애 둘을 키우는 것이 힘든 것같아 아침에 봉투를 하나 주니 안 받는다고 하는 것을 던져주고 나갔다. 사위몰래 한번씩 구좌로 부쳐 주기도 하는 것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카드를 많이 끊고 애들 밑에 많이 들어가니 문제가 없도록 하는 예방 차원이다.. 기사식당에서 나오는데 옆의 과일집에 아빠와 대학생같은 딸이 있다가 내가 뭣을 사는가 싶어 나온다. 그냥 올려다 수박과 검정 토마도를 사서 들고 들어왔다. 나는 술을 먹으면 항상 기분이 좋다. 기분 좋은 상태서 잠을 자는 것이다.
기사 식당의 어떤 분이 술이 취해 친구에게 자기는 세상을 살면서 부끄러운 것이 없이 살았다고 자랑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나는 부끄러운 것도 많았다. 지금도 마음같이 못하고 부끄러운 일이 있는데, 인생에 대한 시각의 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일을 하는 회사의 현장과 사무실 직원들을 위해서도 어떤 때는 나의 역할을 잘 못해 부끄러울 때도 있단다.내가 갖는 생활의 기본대로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부끄럼도 커다..송정 비치가 바라다 보이는 언덕에서 핸드폰을 소나무에 걸어놓고 선도주에 맞쳐 국선도 입단 행공을 5번 하였다.